전남,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다

정호윤 재경향우

2025-07-07     영광신문

대통령과 코드 맞는 리더십, 민심은 변화를 요구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이 동부권에서 18% 지지율로 현직 김영록 전남지사의 2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현직 지사의 조직력과 인지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같은 시기 발표된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호남권 광역단체장에 대한 재출마 지지율이 2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새로운 인물과 변화된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호남 민심 청취 간담회에서 김 지사가 대통령의 질의에 대해 장황한 설명만 반복하자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는 장면은 민심에 불을 지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김 지사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을 상징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서 자주 인용되는 격언이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전남은 22대 대선 당시 전국 최고 지지율인 85.87%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견인한 핵심 지역이다. 그만큼 지역민들은 이제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며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 전남 도정을 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주철현 도당위원장은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21년 경선 당시 전남에서 가장 먼저 이재명 지지를 선언했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도당위원장으로 대선을 이끌었다. 그 결과 전남은 이재명 후보에게 전국 최고 지지율을 안겼다. 이러한 정치적 헌신과 조율 능력, 정권과의 신뢰는 새로운 전남을 위한 충분한 자산이다.

전남은 지금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는 낡은 질서를 걷어낼 때 비로소 시작된다. 김영록 지사의 2기 도정은 평가받아야 마땅하나, 대의명분과 추진력을 갖춘 새 인물이 이끌어야 할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대한민국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리더십, 무엇보다 도민과 소통하며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행정가가 전남을 맡아야 한다.

그 인물이 누구일지는 도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전남에 필요한 것은 익숙한 안정이 아니라 혁신과 도약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제 맛을 낸다. 전남도정의 새로운 리더십, 지금이 그 전환의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