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자치교육에 대한 이야기 (하)

2025-09-01     영광신문

새로운 자치교육의 가능성을 담을 그릇을 고민합니다

영광군에 설립되는 영광미래교육재단과 영광군과 영광교육지원청에서 추진되는 영광군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은 분명 우리 자치교육에 관한 새로운 도전과 희망으로 기대가 높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이 추진되는 공간의 필요성과 공간의 운영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 또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공간이라는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하면 ‘곳’이다. 곳이란 말은 옛날 우리말에서 ‘가다’의 어근인 ‘ㄱ·’에 ‘끝’을 의미하는 받침 ‘-ㅌ’이 붙어서 ‘곹’이 되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곳’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풀어보면 ‘곳’은 ‘가는 것의 끝’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장소로 ‘가는’ 그 ‘끝’ 지점, 즉 ‘장소’를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자치 교육이 향하는 곳은 바로 우리의 미래와 현재의 희망인 학생들이 가서 머무는 곳이다. 이런 학생들이 머무는 곳은 시대에 따라 그 모양과 형태가 달라져야 하고, 그 기능 또한 변해야 하는데 어쩌면 우리가 새로운 교육을 하겠다고 하지만 정착 그 교육이 가는 길의 끝인 그 곳은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

#학교 구조가 감옥같다라는 이야기

이 표현은 주로 전통적인 학교 시스템이 가진 억압적이고 통제적인 특성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마치 죄수들을 통제하는 감옥처럼, 학교도 학생들을 일정한 틀 안에 가두고 통제한다는 의미인데, 사실 두 공간은 상당히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우리 주변의 학교 건물을 보면 감옥처럼 높은 담장, 닫힌 문, 정해진 출입구를 갖고 있다. 마치 갇힌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으며, 정해진 교실과 복도 안에서만 이동이 허용되고 허락 없이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점이 느슨한 감금과 유사하게 느껴진다는 주장이다.

학교에서는 정해진 시간표와 종소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수업 시간 등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고, 개인의 자율성은 제한된다. 이는 감옥에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운동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또한 교복 착용, 두발 규정, 소지품 검사 등 매우 엄격한 규율들이 존재하며, 이를 어길 시 처벌(벌점, 체벌 등)이 따르는 점도 감옥의 규율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배울지, 언제 배울지, 어떤 방식으로 배울지 선택할 권리가 거의 없다.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야 하고, 개인의 흥미나 재능보다는 정해진 학업 성적에 따라 평가받는다. 학생 개인의 개성이나 창의성보다는 획일적인 교육 방식과 순응을 요구받는다고 비판하기도 하며, 의무교육이라는 강제적 규율을 따르지 않으면 법적인 제재나 사회적 낙인이 따르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특히 서구 교육철학에서 시작된 비판적인 시각과 연결되기도 하며, 교육이 인간을 해방하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추어 통제하고 길들이는 ‘훈련소’처럼 작동한다는 인식이 담겨있다. 물론 모든 학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관점은 학교 교육 시스템이 가진 개선할 점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비판적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새로워지는 학생들이 가는 ‘곳’의 변화

첫째 개방되는 학교들

1. 지역사회 공유학교 모델 (Two-Block School): 전라북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모델이다. 학교 공간을 지역 주민들이 교육, 문화, 복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학교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상생하는 거점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2. 학교-지역사회 복합시 설 모델: 서울 동진학교처럼 학교 안에 수영장, 체육관, 카페테리아 등을 지역 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모델이다. 주민들은 가까운 곳에서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학교는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답니다. 특히 학생들의 직업 실습 공간으로도 연계되어 더욱 가치를 더하기도 한다.

3. 학교를 활용한 ‘인간자원센터(Community Hub)’ 모델: 학교가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의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교류하고 학습하며 필요한 자원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중심 공간이 되는 모델이에요. 미국의 여러 초등학교의 사례처럼 학교가 지역 공동체 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학생과 주민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둘째 청소년센터와 학교의 콜라보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자유공간 청개구리 연못이라는 소규모 청소년공간을 운영하는데, 특이한 점은 이 공간들은 학교밖과 학교 안에 고루 설치가 된다는 점이다.

청소년 자유공간이라는 이름과 같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특히 영광군의 청소년들이 역대 수십년동안 외쳐온 갈 곳이 없다, 놀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이 청개구리 연못이라는 공간은 첫째 학교 안에 설치되어 있는 곳이 6개소로 초등학교는 효동초, 효원초에 설치되어 있으며, 중학교에는 세류중, 고색중, 제일중, 송원중학교에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이들 장소는 학교 내에 남아있는 빈 교실이나 유휴 공간을 활용하여 ‘청개구리연못’을 조성하고, 이곳에는 북카페, 댄스 연습실, 노래 연습실, 밴드 연습실, 펀치방 등이 갖춰져 있다.

특징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바로 이용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높다. 별도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익숙한 학교 공간 안에 있어서 학생들이 심리적인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관리되므로, 학생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학교와 프로그램 연계가 용이하여, 방과 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학교 밖의 공간을 살펴보면, 학교 바깥의 빈 사무실이나 상업 시설 등을 리모델링하여 청소년 전용 공간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곳에는 카페홀, 파티룸, 밴드실, 북카페, 스터디룸, 댄스/노래 연습실, PC존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그 특징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공간이므로, 학교에서 얻을 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청소년 등 모든 지역 청소년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폭넓은 이용자층을 포괄할 수 있다. 학교 시설로는 갖추기 어려운 전문적인 시설(예: 전문 스튜디오, 파티룸 등)이나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지역사회 내 다른 기관이나 상점들과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정보를 공유하기에 더 유리하다.

셋째 교육자치와 행정자치 일원화 이음터 사업

화성시 이음터는 ‘학교-마을-주민’을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학교 시설을 단순히 학생들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가 함께 이용하고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원래는 학교 운동장 부지였지만,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이 협력해서 이 공간을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전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주민들의 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마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음터는 여러층으로 이루어져 각기 다른 기능을 하는 공간들이 모여 있는데, 예를들어 동탄 중앙 이음터의 경우 1층에는 시립어린이집과 마을카페, 2층에는 동아리실과 공동육아공간, 3~4층에는 도서관과 5층에는 ICT 특화 프로그램실과 요리 스튜디오 같은 곳이 있어서 주민들과 학생들이 어우러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런 공간에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마을교육공동체사업과 시민제안사업, 방학프로그램, 독서 동아리 활성화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여,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공동화 현상에 대응하고, 학교가 지역사회에 활짝 문을 열어 소통의 장이 되면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학교와 주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지역 공동체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청소년 특화 체험센터

기존의 공간을 다양한 기능을 적용하여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우리 영광군의 자치교육의 중요한 분야로 여겨지는 미래 먹거리 산업인 에너지에 대한 특화 체험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직업 특화시설인 한국잡월드, 문화예술 특화체험시설인 청소년미디어센터, 청소년삶디자인센터, 청소년창작센터들이 운영되고 있고, 자연과 생태체험특화 시설로 김제 국립청소년생태센터, 과학모험활동시설로 고흥 국립청소년우주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에게 특별한 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기자재와 장비, 전문 인력을 운영하기 위해 국가든 지자체든 필요에 의해 설치되고 운영되는 특화 시설은 전국에 차고 넘친다.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

우리는 미래의 희망과 지금의 가능성인 청소년들이 밝은 미래로 가기를 희망한다. 그 밝은 미래를 위해 가는 길 끝에 그 ‘곳’이 있다. 그 ‘곳’은 미래의 어디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지금 여기에 그 ‘곳’을 조성하고, 미래의 희망을 미리 엿볼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희망찬 미래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영광미래교육재단과 영광교육발전특구 사업이 이제 시작한다. 새로운 음식을 담을 그릇도 준비되었을까? 새로운 음식을 헌 그릇에 담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대접받는 느낌이 들도록 새로운 음식에 맞는 멋진 그릇을 준비해야겠다.

/국형진 청소년자람터 오늘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