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모빌리티 산업의 미래와 현재 ⑤
영광군이 대마업단지를 중심으로 e-모빌리티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그동안 추진해 온 e-모빌리티 관련 산업의 성과와 현재, 미래 가능성을 관련기관 등을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미래차 시대를 여는 관문, 미래전자기파연구센터
미래차 산업 전환기, 전자기파적합성(EMX) 중요성이 부상하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기술 전환의 파고를 지나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시대가 막을 내리며,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차량 내 고전력 부품과 다중 무선통신 시스템이 증가함에 따라, 차량이 외부 전자파에 얼마나 강한지를 평가하는 전자기파적합성(이하 EMX) 인증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 EMX(Electromagnetic X) : 전자기적합성(EMC) + 미래차융합기술(EMF, EMP, IEMI) + 무선통신 기술(V2X,RF,WPT)
특히 자율주행차는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카메라, GPS, 5G 등 다양한 고주파 장비를 활용함으로써 복잡하고 민감한 전자파 환경에 놓이게 되며, 이에 대한 정밀한 성능 평가와 인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는 미래차 EMX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여, 기업들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해외 시험소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자기파적합성(EMX) 인증 인프라 구축
이러한 산업 현장의 절실한 수요를 기반으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라남도 영광군과 함께 “미래차 전자기파적합성(EMX) 인증 시스템 기반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200억 원(국비 100억, 도비 40억, 군비 60억)의 예산이 투입되어 영광 e-모빌리티 지식산업센터 부지(총면적 1,847㎡) 내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실차 전자파 챔버를 포함한 첨단 시험장비들이 설치되었다.
추가로 당초 계획된 연면적 규모가 건축비 상승으로 인해 설계 변경되어 (도비 3.57억, 군비8.33억, 한자연 1.88억) 지원 받아 부품 시험 연계활용을 위한 전용 공간을(총면적 977㎡) 을 건축 하여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에 대한 EMX 인증 지원과 함께 실차와 부품간의 전자기적 상관관계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사업으로 구축된 실차 전자파 챔버는 국내 최대 크기로 전기버스 및 수소트럭, 군수, 산업용 중·장비(최대 50톤)도 평가할 수 있는 전자파 챔버를 비롯하여 전자파 방출(EMI), 전자파 내성(EMS) 평가시스템등 총 8종의 EMX 검증 가능한 장비를 구축했다.
* 활용 분야
- 대형 EV/FCEV 10 m 법 EMX 인증
- 미래차 EMX 인증을 위한 실 주행 모드 구현
- 대형 EV/FCEV 실차 및 부품의 전자기파간섭(EMI) 및 전자기파내성(EMS) 검증
- 차량에서 발생되는 전자기파에 대한 인체 영향성 (EMF) 검증
- 무선 전력 전송 기술 탑재 차량의 무선 전력 송수신 환경 구현
- 무선 통신 환경 구현을 통한 AM, FM, V2x, LTE, 5G NR, e-Call등 다양한 전파 환경 구현
* 그 외 장비
- 인체 영향성(EMF) 평가 시스템
- 무선 전력 전송(WPT) 평가 시스템
- 무선 통신(RF) 환경 시스템
- 고전력 파워 및 AC/DC 부하 시스템
대한민국 미래차 전자파적합성(EMX) 인증 거점 도시 성장
전자기적합성(EMC) 인증 시험은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신뢰성과 법적 효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 등)의 인증을 획득하거나, 혹은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지정시험소’로 인정을 받아야만 공식적으로 시험 결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인시험기관 인증 또는 제조사 지정 시험소 획득은 결코 단기간에 획득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며, 특히 시험 프로세스의 정밀성, 측정 시스템의 신뢰도, 반복 시험 일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므로, 상당한 기술적 노하우와 운용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단순히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인증 기관으로서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으며, EMC 시험 전용 교정기술, 환경조건 보정기법, 노이즈 분석·해석 역량 등 고도화된 원천 기술이 확보되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영광 EMX 인증센터는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다. 해당 센터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보유한 수십 년간의 EMC 시험 기술 축적과 표준 대응 경험을 기반으로, 공인시험기관(KOLAS) 인증을 빠르게 획득함과 동시에,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제조사로부터도 ‘지정시험소’ 인정을 획득하여, 시험소의 신뢰성과 기술력 모두를 공식적으로 검증받았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영광군은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함께 미래차 전자기파적합성(EMX) 인증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구축하며, 단기간에 ‘거점 도시’로 부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핵심은 단순 인프라 유치가 아니라, 기존에 원천 기술을 확보한 정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곧바로 공인 인증과 제조사 지정 절차를 실현할 수 있었던 점이다.
이러한 일련의 결과는, 영광군이 단순 시험 인프라를 넘어서 공신력 있는 실질 인증 기능을 갖춘 국내 유일 수준의 지역 거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이미 국내 완성차 제조사(현대차, 기아차,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및 95개 이상의 유관기업이 이 인프라 활용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수소트럭·전기버스 등 대형차량 대상의 EMX 시험이 정식으로 가동되고 있다. 이는 영광군이 대한민국 미래차 EMX 인증의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전자파 잔향실(RC) 구축으로 자율주행차 기능 안전 인증 도약
이제 EMX 인증 인프라의 완성은 전자파 잔향실(RC, Reverberation Chamber)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미래 모빌리티는 그 기능을 수행하는 제어기, 센서 액츄에이터 등의 부품이 차량 모든 위치에 장착되기 때문에 특정 방향의 전자파만 조사하여 차량 공간 전체에 균일한 전자파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흡수체 기반 반무향실 (SAC, Semi-Anechoic Chamber) 방식은 차량 일부 영역에만 전자파를 조사하여 시험 성능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잔향실은 차량 내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고 다중경로(Multipath)의 전자파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실제 주행 조건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자율주행차와 같은 고도화된 시스템은 특정 방향에서만 조사되는 전자파 시험으로는 기능안전을 완전히 담보할 수 없다. 특히 5G, V2X, e-Call, GPS 등 고주파 대역의 통신장비와 차량 간 무선 연결이 필수적인 환경에서, 전자파 신뢰성 확보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전기차 기반 미래차 확산에 따른 전자파 시험 환경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ISO 11451-5/11452–11, 국제 표준 개정 및 UN Regulation 10의 최신 개정에서 전자파 잔향실 시험법을 포함하여 국내 법규에서도 전자파 잔향실 시험법이 반영될 예정이나 국내에는 시험 시설이 전무하여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미래 모빌리티 주행 기능 안전 확보를 위한 전자파 잔향실 시험 인증 시스템 기반 구축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미래차 전자파적합성(EMX) 통합 시험인증 단지 조성
전자파 시험인증 인프라의 집적은 단순한 기술 설비의 구축을 넘어, 영광군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파급력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EMX 인증센터와 향후 잔향실(RC) 구축을 통해 조성되는 시험인증 단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래차 전자파 인증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하는 인프라’로 평가되며, 관련 전문 인력의 상주, 기업의 방문 수요, 상시 운영인력 확보 등 다방면의 고용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 완성차 및 전장부품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EMX 시험과 인증을 위해 영광을 방문하게 되면서, 숙박·식음료·교통·편의 서비스 등 지역 소상공인 업종의 동반 성장 기반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수요 기반은 일회성이 아닌, 기술인증 주기와 제품 변경에 따라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산업 흐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지역경제 순환 효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영광군은 이미 구축된 대형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용 10m 실차 챔버를 포함한 미래차 EMX 인증센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존 승용 및 대형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전자파 적합성 평가가 가능한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차의 복잡한 전파환경을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전자파 잔향실(RC)이 향후 추가로 구축될 경우 이로써 EMI, EMS, EMF, WPT, SAC, RC까지 아우르는 전자파 통합 시험인증 단지가 영광군에 완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가 실질적으로 산업과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미래차 산업의 시험장은 영광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차 산업이 요구하는 전자파 시험인증의 기준은, 단순히 장비가 있는지를 넘어 국제 표준을 구현할 수 있는가, 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가,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가에 있다.
영광군은 대형 전기차와 수소차를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EMX 인증센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핵심 기능의 전자파 적합성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전자파 잔향실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이로써 국내 유일의 미래차 전자파 통합 시험플랫폼을 갖춘 지역으로 도약하게 된다.
시험이 산업을 만들고, 인증이 기술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시대.
영광은 단순한 시험설비의 집합이 아닌, 설계–시험–인증–기술지원이 모두 가능한 미래차 인증 클러스터를 완성하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기업이 모이고, 기술이 쌓이며, 사람이 일하고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를 설계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차 기술이 태어나는 공간, 세계의 인증 기준을 만들어갈 시험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 시험장의 이름은 분명해졌다.
대한민국 미래차 산업의 시험장은 바로,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