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식량 전쟁 시대에 진입했다

2025-10-20     영광신문

가을 장맛비가 하루 사이로 계속되면서 수확기를 맞은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무더운 여름 일조량이 좋아 벼는 예전처럼 잘 여물어 풍년을 기대했으나 예상치 못한 가을장마 때문에 수확량을 걱정할 정도이다.

계속되는 가을비에 다 자란 벼가 넘어지면서 싹이 트거나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 일자를 잡지 못해 공공비축미 수매 일정까지 뒤엉키고 있다.

특히, 가을장마 때문에 벼가 선 채로 싹이 트거나 깨씨무늬병이 급격하게 번지고 있다. 벼 깨씨무늬병은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벼잎 점무늬병으로 벼잎에 작은 흑갈색 깨알 모양 반점이 생겨 생육 저하에 따른 수확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대규모를 발생한 벼멸구에 이은 병충해인 셈이다. 농민들은 하루걸러 내리는 가을비로 인해 논바닥이 젖어 있어 수확을 위한 콤바인이 논으로 들어가 작업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콤바인 수확이 어려울 때 일일이 인력으로 벼 베기 방식으로 수확할 수도 있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포기하는 농가들도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싹이 난 벼는 도정 과정에서 부서지고 미질도 좋지 않아 낮은 등급을 받으면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걱정이 이어진다.

농업전문가들은 발아한 이삭은 내년에 종자로 사용하기 어렵고 함수율이 높은 벼는 공공비축미 수매 과정에서 단가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 2022년 대폭락 사태를 겪었던 벼 가격은 올해 초부터 쌀값이 오르면서 농민들의 기대가 컸지만, 가을장마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지난 6월 이전 80한 가마니당 20만원 아래였던 산지 쌀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달 들어 247,952원으로 올랐다. 20들이 소매가격도 예년 평균치보다 20.54% 상승하면서 농민들을 웃음 짓게 했다.

쌀값이 오르면 농민들은 즐겁지만, 소비자들의 지출은 늘어난다는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너무도 싼 쌀가격은 이제 제 가격을 찾아야 한다.

농민들은 줄기차게 외쳤다. 밥 한 공기 쌀값의 300원을 보장하라고, 라면 1봉지 가격 30%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비정상적 쌀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농업전문가들은 농업은 이미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말한다. 기상 변화로 인한 농업 환경 피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의 근본적인 대책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는 이미 식량 전쟁 시대에 진입했음을 재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