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바람이 만드는 영광의 미래 ①
영광군이 기본소득위원회 출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개발이익 공유 조례와 기본소득 조례 제정 등 전담조직 및 제도를 마련하고 태양광이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활용한 영광형 기본소득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형 기본소득 개념과 시스템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햇빛과 바람으로 영광형 기본소득 도전
지방소멸을 넘어 에너지 공유 경제로 출발
영광군은 지속되는 인구 감소, 고령화, 산업 침체라는 삼중의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생산가능 인구의 이탈과 청년층 유출은 지역 공동체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미래 성장의 동력을 근본적으로 잠식하고 있다. 기존의 복지정책만으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지역 스스로 새로운 성장 모델과 분배 체계를 찾지 않는다면 소멸의 가속화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영광이 마주한 구조적 현실= 영광군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출생률은 낮고 고령층 비중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군의 청년층 유출은 정주 기반과 지역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전형적인 지방소멸 위험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소비·고용 등 지역경제 순환 기능을 약화시키고, 복지성 지출은 늘어나 재정 건전성도 위협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기간 경기 부양이나 일회성 사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의 구조적 요인을 동시에 다루는 근본 전략이 필요하며, 영광군은 그 해법을 ‘기본소득 기반의 새로운 지역 분배 시스템’에서 찾았다.
#에너지 전환과 영광의 기회=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영광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분야에서 전국적인 잠재력을 갖춘 지역으로, 민간 중심의 발전 사업이 이미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흐름속에서 영광군은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에너지 전환이 국가 차원의 정책이라면, 그 이익의 공유는 지역 차원의 권리”라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지역의 바다·토지·환경이라는 공유 자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개발이익은 특정 사업자나 외부 자본에만 귀속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지역 공동체에 정당한 몫이 돌아오는 구조가 설계되어야 한다는 공론이 형성됐다.
영광군은 이러한 시대적 전환점을 위기속의 기회로 정의한다. 군은 이미 해상풍력 실증단지와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에너지 산업의 공공성과 주민 참여성을 강화하는 정책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지역주민이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발전수익의 공동 소유자로 참여하는 모델은 전국적으로도 주목받는 혁신적 시도다, 특히 군은 에너지자립-소득환원-지속성장의 3단계 비전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닌 지역경제 체질 개선의 핵심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왜 ‘공유부’이며, 왜 ‘보편 지급’인가= 기본소득은 보편성·개별성·무조건성·정기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득제도이며, 공유부 배당과 결합될 경우 명확한 정당성을 갖는다. 재생에너지는 지역의 공유 자원을 통해 발생한 이익이므로, 군민 모두가 그 수익을 동등하게 나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정 집단이나 특정 구역만 혜택을 받는 방식은 불균형과 갈등을 낳는다. 반면 전 군민 보편 지급 방식은 형평성과 사회적 신뢰를 확보한다. 영광형 기본소득이 ‘보편 지급’ 원칙을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존 복지를 넘어 ‘기본소득’을 선택한 이유= 기존 복지제도는 사후 보전 중심, 대상 심사 중심, 선별 중심의 구조를 가진다.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제적·보편적·안정적 소득이 필요하며, 기본소득은 이 요구를 충족한다. 선별 복지의 사각지대를 제거하고, 군민 개개인의 삶을 안정시키며, 지역 내 소비 기반을 넓혀 경제 선순환을 촉진하는 정책 효과가 기대된다.
기본소득은 복지의 틀을 넘어 지역경제의 재설계라는 차원에서 접근된다. 지급된 기본소득이 다시 지역 내 소비와 투자로 순환되면 이는 지역 소상공인, 청년창업, 지역 서비스 산업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촉매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해 기본소득 전 단계로 군에서 지급한 민생경제회복지원금은 지역경제 자생력 제고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전략,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을 선택한 이유다.
#영광형 기본소득이 설계하는 새로운 지역 분배 시스템= 영광군의 구상은 단순한 현금 지급이 아니라, 에너지 공유 경제 기반의 분배 시스템 구축이다. 에너지 개발 이익을 군민에게 환원하고, 일정 재원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 지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것이 정책 청사진의 핵심이다. 이는 대한민국 지방정부 중 최초의 시도이며, 지역 차원의 ‘에너지 이익 공유–기본소득–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제도화하려는 최초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영광형 기본소득은 지역경제 활성화, 정주 여건 개선, 청년 유입, 주민 소득 안정, 공동체 회복, 지역 내 소비 촉진 등 다층적 구조 변화를 동시에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인구·경제·공동체 문제가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영광형 기본소득은 복지의 확대가 아니라 미래 전략이다. 지방소멸 시대, 지역은 생존을 선택해야 한다. 영광군은 기본소득을 통해 새로운 분배 질서, 새로운 경제 순환 모델, 새로운 주민 권리 체계를 실험하고자 한다. 이는 영광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며, 대한민국 지방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