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 주최
해룡고의 김 별(2년)이 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한 '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시 부문에서 장원의 영예를 안았다. 복어 내가 어릴 적에 지금은 벌써 문 닫고 없는 할아버지께서 하시던 복탕집에 가면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복어의 배를 가르고 물에 담가서 핏빛의 체액을 가만히 씻어 내리곤 하셨다. 그래도 살아 있을 때는 깊은 바닷물로 살던 복어들이 금이 간 빨간 대야에 담겨 뼈와 살이 비치도록 훤히 속을 보이며 수압이 낮아 힘 없이 흐르는 녹슨 수도꼭지의 눈물로 씻겨져야만했었다. (중략) 할아버지의 거친 손에는 그 흔한 장갑 하나 끼지 않으셨다. 할아버지도 저녁에 일이 끝나면 언제나 녹슨 눈물로 손을 씻었다. 바닷속 복어처럼 부풀어 오르는 내 그리운 추억의 가시 하나가 독처럼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