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가 소리없이내리는 밤에이 생각저 추억에잠긴 이 순간― 어여쁘고 지혜로운채희의 인상 모름지기다정스레떠오르는데 그 이름조용하게불러보며는 나도 몰래 그리움이쌓여 가지만 찾아올 그 누구도없는 이 밤에살짝이대문 열고올것만 같아...... 간절하게기다려도끝내 안 오고허전한 밤서글프게깊어만 간다
나뭇잎들이 푸른 노래 부르면 철쭉꽃 피어나는 오월 저 들녘에 보는 사람 없어도 무더기로 피어나는 이름 모를 작은 풀꽃들 온 힘을 다해서 일어서는 여린 풀잎들을 바라보라 무등산이 산빛을 잃어가고 금남로가 핏빛으로 물들었던 오월 목숨으로 폭풍우 앞을 기꺼이 막아선 민주와 통일의 수호천사 27년의 춥고 어두운 오솔길을 돌아서 청보리밭 사이 훤히 열려 있는 자운영 꽃길을 걸어오는 님이여 심장에 새겨 있는 향기로운 영생이여 푸른 빛으로 살아나는 부활이여 * 윤상원 열사: 1980년 5월,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중항쟁 지도부(민주시민 투
아름다운 꽃노래 인생 60여년인향만리 님의 노래천리를 가고 만리를 가고뭇사람 가슴마다 그윽한 향기로,꽃처럼 환한 사랑과 웃음으로 아모르 파티, 행복의 꽃가득 피게 하셨습니다 꽃이 될 수는 없다꽃처럼 살 수는 있다그렇게 살아 오신 님온 산야 녹음 방초 우거진 날에님의 靈光 방문은榮光의 날이요 靈光의 역사입니다그 영광, 오래 오래 함께 하시길영광 사람들 모두의 마음을 담아시 한 편에 얹어 드립니다
5월 창을 열면 멍든 하늘이다리를 절룩거리며 들어와방안 가득 머리를 푸는구나 도저히 이대로는 떠날 수 없다며피범벅된 와이셔츠며 런닝셔츠를 마구 헤쳐놓는 5월의 슬픈 가슴 닦아도 닦아도 멈출줄 모르는우리들 분노의 피가덩어리 덩어리로 흘러자유, 민주, 정의로 번지는데죽여버리겠다는 강한 자의 살기어린 소리가피보다 더 으시시하여손수건이 아니면 한시간도 베겨날 수가 없구나 죽일테면 죽여보라고 대들어보지만맨손으로 달려드는 우리들의 정의는최루와 파이프 앞에선 역사일 수밖에 없는어질병의 시대 죽을 사람 죽지않고 살 사람 살아남지 못하던시대가 갖는
언제였는지도 모르게아득히 사라져버린사랑의 기억보다 몽롱하다. 수면제에 취한 듯바라볼수록 희미해지는 시력에도융단처럼 펼쳐지는 저 몽환의 자줏빛. 오묘한 그 색을 닮은 너의 마음이었더냐?아무렇지도 않게 떠난 너를다시 만날 기다림은 버린지 오래다만, 개떡 같은 이승에서 그래도 나는 너를 보낸 아픔보다 뜨거웠던그 눈물에 기대어서 살란다.
꿈에도 그리운 북녘 산하평생 처음 찾은그림 같은 모란봉 을밀대 대동강 푸른 물결이남포항으로 출렁이며 흘러가고평양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을밀대에 올라선다 솔나무 숲 향기 그윽한 산길에서 남녘 손님을 반기는 듯까치가 지저귀고풀꽃들도 손짓한다 대동강 가운데아름다운 능라도가 떠있고주체사상탑과 인민대학습당이강변에서 외치고 있다 하루 빨리 조국 통일이 되어마음을 활짝 열고얼싸안고 춤추는 그 날이 오기를 열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