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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심으로도 제어되지 않는 청춘의 끓는 피- 누구일까?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어떤 모습일까?속세의 모든 인연과 업보를 끊어버리고 한평생 부처님께 귀의(歸依)하여 구름처럼 순결한 마음으로 살고자 다짐했건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 어떤 사람,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가슴 저 깊은 곳의 상한(傷寒)이 되어 봄바람으로 살랑댄다.化雲心兮思淑貞(화운심혜사숙 정)洞寂滅兮不見人(동적멸혜불견인)瑤草芳兮思芬蒕(요초방혜사분온)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구름 같은 마음으로한평생 순결하게
칠산바다편지
영광신문
2025.11.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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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따라간 순애보- 기생 신분으로 사대부의 선영에 안치된 홍랑짧고도 간결한 싯구(詩句)를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사랑과 이별의 장면들...그리움같이 슬픔같이 때로는 한없는 기쁨과 견디기 힘든 아픔같이 가슴을 파고드는 인간의 정(情)!시심을 통해 드러나는 그 정이야말로 그 어떤 사랑보다 따뜻하고 진실된 인간미라 아니할 수 없다.인간적 정리에 호소하는 것은 한낱 지나친 감상주의라고 비판할지 모르겠으나, 지나치게 주관적인 이념이나 집단의 논리를 내세워 물욕과 권력욕 명예욕등만을 추구하며 인간적 심성을 오염시키고 영혼을 황폐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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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5.09.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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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이가 마음을 준 단 한명의 남자 소세양 -소세양은 중종 초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가 나중에 대제학을 지냈는데, 그 또한 당대의 풍류남을 자처하던 사람. 그는 황진이를 만나기 전에는 "남자가 여색에 혹함은 남자가 아니다. 나는 황진이를 만나서 딱 30일을 지내고 깨끗이 끝내겠다.” 라고 호언장담했다.그렇게 큰소리치고 송도에 내려간 소세양은 편지 한장을 써서 하인을 시켜 황진이에게 보냈다. 내용은 단 한글자. 榴(석류나무 유) 무슨 뜻일까? 소세양이 보낸 석류나무 유의 음훈을 그의 의중에 맞게 한문으로 풀어쓰면 碩儒那無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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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5.08.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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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역사는 사랑과 전쟁의 이야기가 그 주류를 이룬다.적국의 여인을 납치함으로써 발발 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딧세이”로부터 그리이스 로마신화나 전 세계 유명 문학작품들 거의가 다 사랑과 이별의 정한사 그대로이다.본 고는 그런 문학작품 속의 허구적인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있었던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들을 시대별, 또는 대상별로 몇 회에 걸쳐 음미해보고자 한다.남녀간 사랑의 감정이야 한낱 관념에 불과한 것이지만 그 관념 속에는 한없는 그리움과 조바심과 설레임이 동반되고, 하나 같이 이별의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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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5.06.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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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북풍이 편서풍이나 남풍으로 바뀌는 계절 4월이 되면 온 산천에 개나리 진달래가 피어나고, 그 반가운 꽃소식과 함께 칠산바다도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면서 겨울 동안 따뜻한 곳을 찾아 먼바다로 빠져나갔던 회유성 어종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그때부터 바다는 온통 생명의 몸짓으로 활력이 넘쳐흐른다.농어 민어 부서 병어 대하 중하 갑오징어 꽃게 참조기 준치 서대 가오리 등을 비롯해 온갖 최고급 어종들이 산란을 위해 칠산바다를 찾아오는 것이다.그렇게 오는 봄과 함께 말 그대로 황금어장이 형성되는 칠산바다.그 풍요로움을 삶의 텃밭으로 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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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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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바일 청첩장이 도착했다. 지역에 사는 후배 작은아들의 결혼식. 일시. 장소. 예비신랑 신부의 사진뿐만 아니라 친절하게도 예식장 약도, 버스노선, 지하철 노선에다 먼 곳에서 참석 못하는 지인들을 위해 마음만이라도 전달 하고 미안해하지 말라는 배려(?)로 혼주의 계좌번호까지 선명하고, 세밀하고, 정교하고, 친절하게 전해온 소식. 바쁘게 살다보니 어쩌다 그 날을 넘겨버리고 일주일쯤 지나서 생각이 나 축의금 봉투를 들고 후배의 집으로 갔다. “깜박했다”며 봉투를 후배의 아내에게 내밀었다.“아니어요 시숙님, 우리아들 여친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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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5.05.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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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졸작 수필에 대한 장미숙 수필가의 감상문을 원문 그대로 옮긴다.강구현의 수필 "나의 마음아 너는 어느곳에 머무느냐"를 읽고그를 본 사람이있을까? 호모에렉투스(직립원인: 똑바로 선 사람)가 살았던 구석기 시대부터 호모 사피엔스(현생인류: 슬기로운 사람)가 진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는 변함없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세상에 이름을 널리 남긴 유명인들, 그리고 세상을 움직인 사람들이라고 그를 볼 수 있을까.인간이 가진 물리적인 힘과 정신적인 능력으로도 벗길 수 없는 그의 실체, 어쩌면 그 때문에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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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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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혼자일까?”행정구역상 내가 다녀야 할 염산서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니지 않고 나는 마을에서 나와 동갑내기인 사촌 누님과 둘이서만이 소재지에 있는 염산국민학교로 입학을 하였다.마을에서 학교까지는 5Km가 넘는 거리였는데 만 7세의 어린 나에게 걸어서 등·하교 하기엔 너무도 아득한 거리였고 버거운 길이었다.더군다나 유일하게 같이서 등·하교를 할 수 있는 누님과의 동행마져 “여자애하고 같이 다닌다”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고 보니 난 언제나 혼자일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여럿이 함께 노래하며, 깔깔대며 학교를 오가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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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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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철학과 문학은 어떠한 형태로든 휴머니즘의 큰 흐름을 타야만 지구촌의 무법자이며 변절자인 인간으로부터 인간을 자기 구출할 수 있다. 무법자며, 변절자며, 배반자로서 인간의 마수魔手인 비인간화 된 인간으로부터 인간 영아를 빼앗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인류 최대의 성전(聖戰)이며 이러한 사이비 인간에 대한 일체의 저항, 응전, 투쟁 등의 부정적 태도는 부정의 부정을 통한 차원 높은 긍정으로써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오늘의 우리에 부과된 유일 최대의 과제이며 우리들 모두에게 한결 같이 또 마지막으로 부과된 유일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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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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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桓)단(檀)한(韓) 환(桓)과 단(檀)과 한(韓)은신화가 아니다.설화나 전설도 아니다.토템(Totem)도 아니다. 샤만(Shaman)도 아니다. 환(桓)은 하늘의 광명단(檀)은 땅의 광명한(韓)은 인간의 내면 속에 휘감아도는 무궁한천지광명으로서, 환국(桓國)-배달(倍達)-단군조선( 檀君朝鮮)-부여(夫餘:대부여,북부여,서부여)-사국시대(四國時代:고구려,백제, 신라, 가야)-대진(大震:발해)-고려(高麗)-조선(朝鮮)-대한졔국(大韓帝國)-대한민국임시정부(大韓民國臨時政府)-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이어져 온 우리 민족 9,000년 역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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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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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어?""글쎄"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과거와는 달리 아무리 감추려해도, 막으려 해도억지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이 요즘 세상의 통신수단이거늘,더군다나 성숙된 우리 국민들의 민주의식과 정치의식은 세계적 수준인지라 계엄령 선포는 전쟁 발발 상황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라도 그 외의 목적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상황에서의 계엄령 선포는 위헌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고, 내란음모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검찰 출신인 그대가 누구보다 잘 알텐데...왜 그런 어리석은짖을 했어?"글쎄, 왜 그랬을까?""더욱 이해가 안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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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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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빈곤 때문에 참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적 우월주의가 일상화 된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가치에 심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끝없는 수평과 그 너머로 길게 이어진 산들의 스카이라인 .내 유년의 시선은 언제나 그 곳를 향해 있었다. 지금이야 차를 몰고 한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교통수단이 발 달되지 않았던1960년대 어린 나에게는바다 건너 무안군도, 신안군도 아득한 천리,미지의 세계였다. 늦은 봄 날,바다 저 건너편 회색빛 산그림자 속에서아스라이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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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11.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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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군수 재선거 국면이 주는 짜증과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해 있을즈음 들려온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맑고 높은 가을 하늘보다 더 청랑하게 답답했던 가슴을 씻어주는 희소식이다.힌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예만이 아니라 우리 언어인 한글의 위대함과 우리 민족의 역량이 평가 받은 민족의 경사이며, 우리문화 전반의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실로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우리 나라의 문화 콘텐츠는 아이돌 그룹의 Kㅡ팝, 드라마, 영화, 김치 를 비롯한 음식문화, 국악,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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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10.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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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나 경찰이 아니라/Al가 수사하면 어떨까요국회의원을 없애고/AI가 대신하면 어떨까요검사와 판사가 아니라/AI가 재판하면 어떨까요//기레기들을 없애고/AI가 대신하면 어떨까요ㅡ윤석진 "찬성한다" 전문ㅡ 한탕 두 탕은 좋다./그나마 변색 變色이 되어속일 수는 있으니까//언제까지 우려먹을 것인가?/배우고 읽힌 게/오른팔 올렸다 내렸다/고함 질렀다 또 내질렀다,//쉬는 시간엔 어깨동무/으쌰~ 으쌰~//한때는 그런 /시절 時節, 시대 時代가 필요했었지//그래도 /눈칫밥 먹고 /우윳값 대느라//이리저리 밤낮으로//산전수전 山戰水戰겪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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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9.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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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이 넘는 세월.돌이켜보면 지난 날들은참으로 아름답고, 열정적이었고,많은 사연들을 만들어낸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하고,아팠기도 하고,후회와 회한(悔恨)을 남기는그런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과,넘치는 물질의 풍요 속에서진정으로 사람냄새를 간직한사람다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 그런 세상의 척박함 속에서그대는어느 순간부턴가 진(眞).선(善).미(美)한한 인간으로서,한 여인으로서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내 마음 깊숙한 곳에흠모의 대상으로,그리움의 대상으로 파고 들어왔습니다. 당신을 그렇게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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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8.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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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 또는 자주 다니는 길가에서 피어나 있는 여러 종류의 이름 모를 꽃들,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별로 화려하지도 않기에 무심히 지나쳐버렸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발로 짖밟고 지나치기 일쑤였던 꽃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꽃들의 존재 조차도 모르고 살았다.그렇게 철따라 피고지는 꽃들의 질긴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그리고 저마다의 습성과 생태 환경에 적응하며 크고 작게 피어나는 꽃들의 새로운 아름다움도 느끼게 되었다.“아-자연이란, 생명이란 이리도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이구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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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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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四位)가 온통 적막감에 싸여 있는 바다 한 가운데서 형언할 수 없는 고독감에 젖어 초조한 마음으로 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시간은 천년의 세월 보다 더 지루하고 아득하게 느껴졌다.황새처럼 목을 빼고 향화도쪽만 애타게 바라보고 있는데 드디어 배가 나타났다. 반가움에 우성은 두 눈을 부릅뜨고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그런데 이건 또 웬일인가?”향화도쪽에서 오고 있는 배들은 한 척이 아니라 16척이나 되었고 그 배들이 모두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고 있지 않은가?향화도 마을의 모든 배가 한 척도 빠짐없이 총동원 되어 자신을 구하러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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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6.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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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완전히 빠지면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했던 수평선은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어느새 드넓은 갯벌만이 육지 쪽으로 아득한 지평선을 드러낸 채 펼쳐지고 있었다.우성은 배가 갯벌 위에 완전히 내려앉자 칸마다 고여 있는 물을 퍼내고 담배를 피우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호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찾았다. 그러나 담배도 라이터도 이미 물에 젖어 피울 수가 없었고, 봄이라지만 아직은 차가운 수온 때문에 물에 젖은 온 몸이 그제야 얼음장을 껴안은 듯 떨려옴을 느꼈다.“이제 집으로 연락해서 배를 예인 해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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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5.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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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중심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든 지경이지만 우성은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고 선 채 지긋이 눈을 감았다.“아!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진작 아내의 말대로 이 지긋지긋 한 뱃일을 때려치우고 도시로 나갔더라면 이토록 허무하게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을!”물이 가슴팍을 넘어 턱밑까지 차오르자 오송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만 물살에 휩쓸리고 말았다.아내와 함께 물속으로 나자빠진 우성은 안간힘을 다해 두 팔을 내저으며 수면 위로 솟구쳐 보려 했지만 아내의 두 팔은 마치 오랏줄로 꽁꽁 동여 맨 듯 우성의 두 팔까지 감싸 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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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4.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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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실 가장 높은 쪽에 서서 그런 상황을 지켜보며 "10년 넘게 고생해 온 노력의 대가를 얻은 배를 제대로 한 번 써보지도 못한 채 한 순간에 잃게 될 상황이었다."형언할 수 없는 허탈감에 젖어 있던 우성과 그의 아내는 이제 그 허탈감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뒤바뀌면서 온 몸이 굳어지기 시작했다.가마미 조선소를 출발 할 때 준비해서 싣고 오던 솥이며 남비 텔레비전 따위가 물에 떠서 둥실둥실 흘러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 것은 마치 우성 자신과 아내의 주검처럼 느껴지며 가슴이 미어터질 것만 같았다.옆에서 아무 말도 없이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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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신문
2024.03.25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