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시인

강구현 시인
강구현 시인

관내 군수 재선거 국면이 주는 짜증과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해 있을즈음 들려온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맑고 높은 가을 하늘보다 더 청랑하게 답답했던 가슴을 씻어주는 희소식이다.

힌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예만이 아니라 우리 언어인 한글의 위대함과 우리 민족의 역량이 평가 받은 민족의 경사이며, 우리문화 전반의 세계화를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실로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의 문화 콘텐츠는 아이돌 그룹의 Kㅡ팝, 드라마, 영화, 김치 를 비롯한 음식문화, 국악, , 의류, 각종 산업제품들이 이미 한류 열풍을 일으킨 바 있지만. 노벨상 수상의 가치는 그러한 가치에 견줄바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보다도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영예에 가깝지만 한강 작가의 문학상 수상은 개인을 뛰어넘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국민적 차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문화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화의 끝판왕이기 때문에.

일제가 가장 핵심적 지배 수단으로 우리의 언어를 말살하려 했던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였다.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민족의 혼이며 숨결이고 근간이 되기 때문에 나라가 없어져도 그 혼은 살아서 언젠가는 국권을 되찾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이다.

나라는 망했어도 언어가 살아있으면 그 민족은 영원히 망하지 않는다.

지금 한중일 동북아는 총성없는 역사전쟁, 문화주권 전쟁, 역사관 전쟁에 휘말려 있다.

중국의 황화문명 이전에 발현되었던 우리 민족의 고대사인 환국(桓國)과 배달(倍達)의 생생한 역사를 신화로 왜곡하고, 고구려사 발해사,를 없애려는 동북공정을 통한 패권주의와, 우리나라 강점기 직후부터 일왕의 특명에 의해 시작된 한민족사의 뿌리를 도려내는 작업으로 "한민족사가 한()나라의식민지에서 시작되었다"고 날조하고 있을 뿐 아니라 "4세기 무렵 신공황후(神功皇后)가 한반도 가야땅에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라는 식민지를 건설하여 2백년동안 다스렸다"며 완전히 날조된 역사를 주장하고,

이미 신라장수 이사부가 정벌한 후 우산국(于山國) 이라 칭하여 다스려 온 독도가가 자기네 땅이라며 얼토당토 않은 억지를 부리고 있는 일본의 침략주의.

그렇게 중국의 패권주의와 일본 침략주의에 의해 사장되고있는 우리의 고대사.

상황이 이러한데 우리의 역사학자들마저 식민사관의 노예가 되어 인류문화 원천인 우리 민족의 9천년 역사를 바로세우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동북아의 이러한 역사전쟁, 문화전쟁이 치열히 진행되고 있는 과정 속에서 수상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은, 그래서 향후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회적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고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는데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직후 우리 국민들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한강작가의 작품들에 집중되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 언어인 한글의 위대함과 민족정서나 고유문화의 찬란함이 세계인들에게 알려질 기회가 된 것이다.

세계인들이 우리의 문학작품을 읽다보면 우리의 언어를 스스로 공부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언어를 공부하다 보면 저절로 우리의 정서에 동화되어 우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우러러보게 되며, 그 것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우리의 막강한 국력이 되는 것이다.

동북아에서의 역사전쟁에서 또한 더 이상 우리 역사가 왜곡당하지 않고 비뚤어진 역사를 바로 잡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우리민족의 창세문화를 세계사 속에 각인시키는 콘텐츠 개발 등 일련의 프로젝트가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텐더 유일하게 우리의 정치권에서만 형식적 축하 메시지 한 마디 달랑 던져놓고, 그 가치와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있으니 또한 걱정이다.

사실 전 세계의 역대 문학상 수상작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의 판소리 사설인 춘향전, 흥분전, 토끼전, 적벽가 등은 최고의 수준작들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이미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야 한다.

일각에선 한강 작가의 작품경향성과 노벨상 수상에 대해 여러가지 비판과 논란도 있지만 그의 성과가 향후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통한 미래비전을 생각하면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작품 속에 내재 된 우리의 정서가 외국인들에게 조금이라도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실험적 번역을 해 준 번역자 데보라 스미스에게도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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