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우투고
설필 이정록/ 광주시 금호동(대마출신)

2007년 7월9일 화요일 날씨가 참 맑은 날이었다. 시골에는 언제나 어머니가 계신다.


 


산모퉁이 돌아서 넓은 들판을 지나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처럼 늘 그 자리에 계시는 어머니.


 


마을의 수호신이 되어 수천 번은 더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믿음 같은 것들.


 


지금 어머니께서는 작은 아이보다도 키가 작으시다. 세월이 자식들은 다 키워서 하늘 높은 줄 모르게


하는 반면 어머니는 허리가 휘고 다리는 고무줄보다도 더 약해지게 했다.


 


튼튼한 다리는 자식들 다 내어주고 팔목은 시려서 호미질 한번 하시기가 버거운 삶인데도


텃밭고랑 마당주변엔 풀 한포기 없다. 풀 뽑아 둬야 여름모기가 없고 작물이 튼튼하고 실하다고 하시


는 어머니. 넘어질 듯하면서도 잰걸음은 하루해를 앞서신다.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하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우리 어머니.


 


아프셔도 아프시지 못하시는 어머니! 살아계시는 동안에 꿋꿋하게 어머니이시길 고집하시는 나의 어머니! 그래요 그렇게 해와 달이 수천 번은 더 바뀌어도 당신(어머니)이 그 자리에 계실 것을 믿습니다.


 


오래 오래 계셔주세요. 나의 어머니! 요즘 시골에 풋고추가 한창이여서 어머니께서는 손녀(둘째)딸에게 매운고추는 네 아버지가 잘 먹으니 센 것을 따고 너희들은 매운 것을 못 먹으니 연한 것을 따라하시는 어머니. 언제나 자식먹일 생각에 웃는 얼굴이 먼저인 우리 어머니!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고추를 따서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우리 부부와 둘째딸은 광주로 오는 차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가을이오면 어머니(할머니)처럼 빨간 고추가 주렁주렁 여문 계절이 기다리겠지만 오늘은 언제나 변하지 않을 아름다운 당신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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