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언따 떠언따 외치면서 즐거운 자리

떠언∼따 떠∼언따 외친 법성포 단오제 기념 제 2회 전국 연날리기 대회



포구의 하늘엔 꽃이 피워 오르고 있었다. 함성과 함께 먼저 띄워 오르는 홍꼭지 방패연, 이내 청반달이 피워 오르더니 청치마 홍치마가 이 곳 저 곳에서 뒤를 따르고 바닷가 선착장을 따라 가오리연들도 따라 올랐다.

이 곳 저 곳에서 함성이 올랐다. 포구의 하늘은 그렇게 꽃밭이 되어가고 있었다.

연날리기의 보존을 위해 모인 법성포 민속연 보존회(회장 남궁길홍)의 법성포 단오제 기념 제 2회 전국 연날리기 대회가 지난 1일 법성포 구에서 열렸다. 부산, 진주, 서울, 인천 등 전국 10개 지역 12개 팀에서 80여명의 연날리기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참석하였고 내외귀빈, 관광객 등 4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홍꼭지 방패연은 포구의 하늘에 높이 떠올라 칠산바다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을 맞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느 연이든 먼저 하늘에 오르는 게 홍꼭지의 표적일 게다. 먹이를 찾는 솔개마냥 하늘을 수평 비행하다가 제자리에서 재주 한 번 넘더니 방향을 정면으로 고쳐 세우고 서서히 비상하며 포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월정 밑에서 올린 청반달이 기세 좋게 상공에 올랐다. 이윽고 홍꼭지, 청반달이 포구의 껄레바탕(삼각주)위의 상공 좌 우측에 자리잡고 숨을 골랐다. 함성이 이 곳 저 곳에서 일었다. "떠언∼따, 떠언∼따"

폭죽이 상공에서 터지자 휙 하는 신호음이 들렸다. 청반달이 창공을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맞바람을 온 몸에 받아내다가 텅김을 받아 뒤로 재주넘어 가볍게 몸을 솟구쳤다가는 사선을 그리며 홍꼭지 쪽으로 속도를 내어 낙하하기 시작했다. 좌우로 바람개비처럼 돌던 홍꼭지도 숨이 가빠졌다. 위로 오르다가 텅김을 받고 온몸을 발라당 넘어지는 재주를 받아 머리를 틀고는 방향을 잡아 솟구쳐 오르며 사선으로 고속활강하기 시작했다.

낙하하던 청반달은 홍꼭지가 자리를 빠져나오자 재주를 받아 머리를 틀어 올리며 하강을 멈추고 몸을 바로 잡았다. 그 순간 홍꼭지가 상공에서 몸을 솟구쳐 곡선을 긋다가 사선을 따라 활강하더니 텅김받아 재주받고 줄을 내리긋는 것처럼 고속낙하하기 시작했다. 이제 홍꼭지는 뒤에서 청반달을 완벽하게 덮치는 듯 했다.

청반달의 실 위에 홍꼭지의 실이 올라탔다. 청반달과 홍꼭지는 풀림실을 받으며 멀어져 갔다.

모두 숨을 죽였다. 햇볕에 눈이 부셨다. 수십초 시간이 흘렀다. 점점 멀어져 가던 두 연의 줄이 처지는 듯 했다. 갑자기 홍꼭지가 몸을 솟구치며 오르기 시작했다. 빠르게 줄을 감아 오르는 것이다. 그러자 청반달도 몸을 솟구쳐 오른다.

아 ―. 홍꼭지가 중심을 잃고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함성이 일었다. "떠언∼따, 떠언∼따, 실 끝 잡아라"

법성포는 예부터 연날리기가 성행되어 왔던 지역이며 이렇게 그 명맥이 끊기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는 곳도 드물다. 이러한 향토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로 하며 국내, 국제대회를 개최하여 법성포단오제와 함께 관광객 유치와 관광자원 확대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에 의한 독특한 희귀성을 가질 한국 최초의 연 박물관을 하나쯤 만들어 봄 직하다.

법성포 민속연 보존회 최광식 고문은 "오늘의 대회는 규모 면에서 전국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더욱 알차고 성대하게 치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법성 남궁수원 기자

□연싸움

1위 박영필(부산)

2위 박용규(인천)

3위 박찬명(진주)

4위 복기민(서울)

5위 윤대식(통영)

□창작연

1위 이한욱(사천)

2위 김문석(진주)

□최연장 참가상 이삼도 옹 80세(통영)

□최연소 참가상 김병국 33세(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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