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읍 약수리 친환경단지 35농가
110ha에서 10억 원대 소득올려 기쁨 두배

  일년 내 농사를 지어 수확한 벼를 출하해 목돈을 만지며 소득의 기쁨을 누려야 할 시기.   떨어진 쌀값으로 그나마 모처럼 손에 쥔 목돈은 밀린 농자재 값이며 기계 사용료 등을 갚는데 탈탈 털고 나면 그저 허망할 나름이다.

 하지만 백수읍 약수리 친환경단지 농민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 농사에서 속칭 “재미 좀 봤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3년째 이어온 친환경농법의 효과라고 한다.


 이 마을 이장 겸 친환경단지 35농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율씨와 단지 내 농가들에 따르면 3년 전 영광군과 주변인들의 의견을 들어 친환경 농사를 시작했다. 농약을 줄이고 화학비료도 없이 농사를 짓는 것은 사실 불가능해 보였고 이듬해에는 못하겠다고 드러눕는 농가들도 속출했다. 수십 년을 기존 방식으로 하던 일을 어느 순간에 바꾸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화학비료대신 쌀겨를 압축해 만든 유기물을 사용하고, 농약대신 마늘과 미나리 등을 발효해 만든 친환경 약재는 냄새가 너무 지독했다. 제초제 대용으로 논에 우렁이를 방사하면 물속에 있는 몹쓸 풀을 뜯어 먹는다. 이렇게 지난 3년간 농가들이 지은 농지는 무려 33만평인 110ha(무농약 25ha, 저농약 85ha)에 이른다.


 110ha 친환경단지에서 농가들이 올린 소득은 40kg벼로 환산하면 저농약 1만3,594포대, 무농약 4,189포대로 총 10억 2,722만원에 이른다. 일반 벼보다 저농약은 포대당 2,600원, 무농약은 3,300원을 더 받아 총 4,916만원의 소득을 더 올린 셈이다.


 이뿐이 아니다. 친환경단지 농가마다 무료로 제공된 우렁이 5,459kg, 유기질퇴비 3,098포 등 농자재 값만 2억278만원이다. 농가들이 올린 소득에서 갚아야할 농자재를 모두 군비를 포함해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생산원가가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소득은 더 크게 향상된다.


 작년 10a당 논벼 생산비가 60만7,354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료(35,023)와 농약(29,976)비만 빼도 6만4,999원이 절약돼 54만2,355원으로 생산비가 절감된 셈이다. 여기에 마을 공동작업 협력업체가 작업을 도와 노동력 절감까지 따진다면 생산비는 더 내려간다.


 농가들은 3년간의 친환경농사가 이제 제법 손에 익었는지 내년에는 기존 저농약 단지 85ha를 110ha 전체 무농약 단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1모작이던 알곡보리를 뒤로하고 친환경 청보리로 과감히 작목을 변경했다.


 이종율 대표는 “최근 어려운 농촌 환경 속에서 정부나 영광군이 추진한 친환경정책이 힘이 되고있다”며 “보조금 집행과 관리 과정이 다소 어렵기는 하겠지만 농가들을 위해 친환경재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가축분뇨를 자원화해 활용하는 자연순환농법도 적극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영광군은 관내 2,087농가(106개소) 2,430ha규모의 친환경단지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중 무농약 단지는 14개소 340ha 규모로 내년에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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