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권씨 등 태청산 자락에 생명평화마을 건설



인공적인 것은 가라! 단순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자연주의자들이 대마 태청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야생초 편지의 저자인 황대권씨를 포함한 이들은 오는 11일부터 3일간 국내최초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자연주의 축제’를 열었다.



‘단순 소박한 삶, 생명평화마을’ 주제로 자연축제


편백나무 숲 체험과 공동울력 및 자연음악회 등


영광 대마 태청산에 특이한 사람들이 둥지를 틀었다는 소식이다. 생명평화결사(운영위원장 황대권)는 지난 2003년 11월 15일 지리산에서 창립해 2004년 3월부터 5년간 전국 탁발순례를 진행해 주목받았던 단체다. 이들은 올 상반기 사무국을 영광 대마면으로 옮기고 태청산 일대에 생명평화마을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정체(?)는 쉽게 말하면 자연주의자 들이다. 환경을 해치는 인공을 멀리하고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자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들이 ‘단순 소박한 삶, 생명평화마을’이란 주제로 국내최초 자연주의 축제를 11일부터 3일간 열었다. 자연주의 축제란 일체의 인공적인 구조물이나 에너지 소비가 없는 그야말로 자연의 상태에서 자연과 최대한 조화를 이루며 즐기는 축제다.


축제가 열린 태청산 자락은 약 5만여 평의 개간지에 컨테이너 몇 동과 자연 우물, 생태뒷간, 비닐하우스 한 동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야말로 황무지이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참가자 150여명은 각자 텐트와 침낭 등을 가져와서 밥을 지어먹으며 명상, 토론, 공동울력(함께 힘을 모아 노동하기)과 자연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축제의 기본원칙은 문명에 대한 의존과 자연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끼리 혹은 사람과 자연과의 소통을 최대화하여 모두가 연결된 하나의 생명체임을 몸으로 느끼자는 취지다.


특히,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편백나무 숲속에서 열리는 자연음악회다. 흔한 음악회와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일체의 전기가 없다. 전기가 없으니 음향기기도 없고 조명도 없다. 출연하는 가수들은 순수한 육성과 악기로만 연주했다.


40년생 편백나무 밑 공터에 마련된 무대 뒤에는 흰 무명천으로 만들어진 걸개그림이 걸리고 이 걸개그림 앞엔 조명을 대신할 등불이 놓였다. 무명천은 벌레들의 놀이터가 되고 관객들뿐 아니라 숲속의 모든 생명들, 부엉이, 산비둘기, 귀뚜라미, 반딧불이 등이 같이 노래하는 그야말로 자연주의 음악회다.


음악회에는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과 시타르 연주, 북춤, 브라질 쌈바, 포크송 등이 공연되며 관객들도 자유롭게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재주를 나눴다. 또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 하는 공동 울력도 체험했다.


 



대마에 생명평화마을의 꿈 움터




 생태운동가이며 ‘야생초편지’의 저자인 황대권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이 말하는 생명평화결사는 6년 전인 지난 2003년 11월 지리산을 중심으로 생명평화를 가꾸고 실천하고자 결의 한 사람들의 연대다. 남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생명을 존중하며 평화롭게 사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는 것. 2003년부터 5년여 간 도법스님을 중심으로 전국 6만여 리 순례 과정에서 뜻을 같이한 회원만 5천여 명에 이른다.


5년간의 전국 순례를 마친 이들은 생명평화사상을 배우고 실험하는 학교와 생명평화결사 등불(회원)들의 연수원, 자급자족 위한 농장, 생태마을 등 대마 태청산에 생명평화마을을 건설 중이다.


오랫동안 농업과 영성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해온 황 위원장은 태청산 자락의 자신의 땅 5만여 평을 조건 없이 내 놓아 생명평화마을의 꿈을 영광 태청산에서 움틔웠다.


황 위원장은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 소재의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43살이 되던 98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다. 2001년 6월 8일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서 무고한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청춘은 감옥에서 보낸 한참 뒤였다


13년을 복역하며 감옥 안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어 100여종의 풀들을 가꾸며 <야생초 편지> 등의 생태주의적인 글을 써온 저술가인 그는 2001년 생태공동체운동센터 대표를 맡는 등 영광에 터를 잡아 꿈을 키우고 있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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