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젓갈상인 공장은 함평에
“굴비에 밀려 가공 사업자 탈락”


 <사진: 함평군젓갈특산품 이름을 단 명품젓갈 선물세트>


 


 영광 젓갈업체가 함평군에 젓갈공장을 세우고 ‘함평군젓갈특산품’을 생산해 영광에서 판매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질 판이다. 공장설립을 위해 3년 가까이 영광군의 문을 두드렸지만 굴비에 밀려 결국 함평군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8일 설도항 대형 젓갈 생산판매업체 A씨에 따르면 국비가 지원되는 수산물산지가공 시설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근 3년간을 매달렸지만 모두 허사였다. 굴비에 밀린 것이다. 이 사업은 수산물을 가공하는 사업계획서를 접수해 선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업체를 선정한다.


 젓갈관련 특허 20여개를 가진 업체 측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함평군의 문을 두드렸다. 젓갈로는 거의 이름이 없는 함평군의 반응은 의외였다. 10억원의 국비와 지방비 보조에 자부담 6억6,700만원을 더해 총사업비 16억6,700만원 규모(1,260㎡)의 ‘2009년 수산물 산지가공 시설사업’에 올 3월 선정됐다.


 지난 6월 함평군에 착공한 젓갈공장은 이달 준공을 앞두고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반 고무통 제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선물상자 형태의 명품젓갈 선물세트도 만들었다.


 하지만, ‘함평군젓갈특산품’이란 문구가 선명한 이 제품은 염산 설도젓갈단지 상점 판매는 물론 인터넷 등 외지로 판매될 예정이다.


 결국, 영광 어민들이 잡아온 영광산 젓새우가 함평 젓갈공장으로 가서 함평젓갈특산품이 되어 영광 및 전국으로 판매되는 셈이다.


 젓갈생산업체 관계자 B씨는 “영광군이 그간 수산물가공사업을 영광굴비에만 집중하면서 규모나 맛, 원재료 등 최고의 환경을 갖춘 대표 특산품인 설도젓갈이 소외됐다”며 “큰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작은 업체도 떠나지 않도록 굴비와 젓갈에 대한 공평한 안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 사업부서 관계자는 “매년 신청을 받아 심사 선정하는 사업에 해당업체를 포함한 젓갈업체가 순위에 밀렸을 뿐이었다”며 “함평군 젓갈특산품을 영광 설도 젓갈단지에서 판매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20여년전 술항개 젓갈이 유명했지만 지금은 영세한 젓갈상인들 뿐이다"며 "해당업체가 신청한 젓갈공장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비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편, 염산 설도항 일원에 조성예정인 50억원 규모의 젓갈타운사업은 올초 용역 조사등을 마치고 정부 타당성 심의중이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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