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靈光)의 이미지(image)

다시 영광의 빛(光)을 말 한다

강구현/ 칠산문학 회장

 해장국 한 그릇 먹기 위해 읍내에 있는 모 음식점에 들러서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 동안 무심코 가게 안을 살펴보니 그 음식점의 한 쪽 벽면은 온통 여러 가지 조잡한 낙서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글들의 내용은 모두가 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뿐이었는데 그 수많은 낙서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짧은 글귀 하나는 나를 설레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빛고을 영광에 와서 머무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올해 들어 우리 영광에서 주최한 여러 가지 체육 행사에 타 시.도의 선수나 임원으로 참여했던 사람 중 한 명이 쓴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 사람은 영광을 왜 “빛고을”이라 표현 했을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광주를 빛고을이라 인식하고 있을텐데.....


 


 1984년 코카콜라의 최고 경영자인 로베르토 고이주에타는 코카콜라의 제조 방법과 브랜드를 바꾸기 위해 소비자 20만명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가리고 맛 실험을 했다. 결과는 그의 생각대로 신제품인 뉴-코크(New-Coke)가 1위를 차지했고, 경쟁사 제품이 2위, 그리고 기존의 코카콜라 제품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런 실험 과정을 거쳐서 자신만만하게 출시된 뉴-코크는 출시 된 지 채 3개월도 넘기지 못하고 다시 거둬들여야만 하는 대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이유인즉 이미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진 기존의 코카콜라 제품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새로운 제품에 대한 외면과 항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코카콜라의 맛을 산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의 이미지를 샀던 것이다. 그러한 이미지 때문에 코카콜라는 과거 냉전시대 때에도 자본주의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동토의 땅 소비에트 연방의 대륙까지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자본 제국주의의 대표상품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렇다. 어쩌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리 영광을 방문했을지도 모를 그 이방인은 우리 영광의 관문인 밀재를 넘어서는 순간 신선하면서도 강렬하며 온화한 느낌까지 주는 브랜드 슬로건 “천년의 빛”과 그 구조물에 대한 이미지를 이미 우리 영광의 이미지로 자신의 가슴에 새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필자가 강조해 온 내용이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 영광은 진정한 빛의 고장이다. 영광만의 독점성이 충분한 그 빛의 이미지는 여러 이야기들과 지리적 조건, 역사적 사실, 미래지향적 상상력을 통해 정신과 물질이 조화를 이루고, 과거와 먼 미래가 연결되고, 종교와 과학이 어우러질 수 있는 유.무형의 고유 자산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러한 자산을 지금껏 이해하지 못한 채 방치해왔다. 이제 서서히 그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빛의 이미지에다 모든 생명력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칠산바다(물)의 이미지를 접목시켜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우리 영광을 세계적인 종교문화의 메카(Mecca)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 3대 고등 종교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토속신앙들이나 전설, 설화까지도 수용하여 모름지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종교적 순례지와 휴식처가 되게 하고 철학이나 역사의 학습장이 되게 함은 물론 그런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지역 지명에 걸맞는 최첨단 광산업의 전진기지로까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새로운 천년을 밝히기 위한 그러한 조건들은 이미 우리 영광에 갖추어져 있다. 우리가 그 것을 활용할 일만 남은 것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