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선별· 상자담기 기능인력도 없어

목포등 외지인 100여명 ‘원정’ 작업

 ‘굴비골’ 영광이 굴비 생산의 기본적 기능인 조기 선별 기능 인력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여명이 넘는 선별 작업자 대부분이 외지에서 유입되고 있어 영광굴비 천년 전통을 무색케 하고 있다.


 


 11일 영광수협 등에 따르면 조기배가 들어오는 시기 수협위판장에는 하루 60여톤, 약 3천여 상자(20kg)의 조기가 거래된다.


 


 조기는 크기를 고르게 선별하고 상자에 담는 일명 ‘입상’ 작업을 거쳐 경매 방식으로 거래되며 대부분 염장 후 영광굴비로 가공된다.


 


 이 과정에 조기를 얼마나 고르게 잘 담았는지에 따라 경매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입상 작업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또한 구입하는 굴비가공업체도 상자별로 잘 선별된 조기를 구입해야 크기별 단가별로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과거 일부 굴비업체들이 선별이 잘된 점을 들어 중국산 조기를 사용했을 정도로 선별과 상자담기인 ‘입상’은 중요하다.


 


 입상 작업에 투입되는 인원도 조기배가 들어올 시기에는 100여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비용도 단순 선별자 12만원, 담는 기술자 17만원 등 1일 2-3천여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목포 등 외지인들로 구성돼 관광차 등을 동원, 영광으로 원정을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최근 4개 그룹을 형성하던 외지 입상인들이 대규모로 통합움직임에 이어 영광수협을 상대로 전속 계약을 요구하고 있어 담합 및 독과점 우려까지 일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경 경매를 앞둔 입상인들이 내부 마찰로 철수해버리는 바람에 조기 약 2천여 상자를 담지 못해 경매에 차질이 생기는 일도 벌어졌었다.


 


 수협 측은 “외지 입상인들의 활동을 규제할 수 없지만 공정한 경쟁을 위해 담합, 독과점 우려가 있는 전속계약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100여명의 인력 확보를 목표로 우선 70여명 규모의 자체 인력을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역 굴비업체 A씨는 “천년 전통과 특구까지 지정된 영광굴비 생산지가 기본적인 조기 선별능력도 못 갖춰 그 시장을 외부 인력에 의존하는 것은 자존심 문제다”며 “굴비산업 발전과 지역 주민들의 소득증대 차원에서 영광군이나 수협이 대체인력을 양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채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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