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상 통일부차관/영광읍 태생/영광초등 51회

 


영광군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2006년은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그 어렵고 힘든 상황을 우리는 한민족 특유의 끈기와 저력으로 헤쳐 왔습니다.




환율하락과 고유가 지속이라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2005년 5천억 달러를 돌파한 무역규모는 이제 6천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세계 육지면적의 0.1%도 안되는 그만 대한민국이 세계 무역량의 3%를 차지하는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의 자리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북관계 진전의 큰 흐름은 이어져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좋지 않은 소식도 많았습니다. 북한 핵문제가 그중 하나입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작년 7월 5일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0월 9일에는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10월 15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여 대북 제재에 들어감으로써 한반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어렵사리 6자회담이 재개됨으로써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북핵문제는 남북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남북 당국간 대화와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긴장 속에서도 남북관계 진전의 큰 흐름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남북을 오고간 인원은 101,708명입니다. 2005년 총 왕래인원인 88,341명보다도 13,300여명이나 많습니다. 이는 물론 금강산 관광객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남북교역액도 13억 5천만 달러로 2005년 전체 교역액(10억 5천만 달러)과 비교해도 28%나 증가했습니다.




지금도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인원과 200대에 가까운 차량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북을 오가고 있고, 1,600여명의 우리 국민이 북한 지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는 11,000명의 북한 근로자가 우리측 근로자와 함께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이 활발히 진전되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양면적 상황의 혼재가 바로 지금 남북관계의 현실입니다. 또한 이는 한반도에 악재가 있을 때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되었던 6.15 공동선언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제는 남북관계가 오랜 갈등구조 속에서도 화해와 협력을 통한 평화로운 공존이라는 역사적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반도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역사적 사명을 가져야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6자회담이 지난해 12월 18일 13개월만에 재개되어 협상국면을 회복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가변적인 상황입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둘러싸고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북한이 얼마나 체제 유지에 자신감을 가지고 개혁과 개방을 지속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남북관계가 일보 진전을 할지, 아니면 제자리 걸음을 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그만큼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이자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GNP는 삼성전자 한해 매출액의 절반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경제 현대화는 고사하고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먹는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신년사설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진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점을 첫 머리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북한의 국력의 격차가 분명한 상황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을 이룩하고 이 땅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화해협력정책의 목표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구조 정착




지금 남북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교류협력, 나아가 대북 화해협력정책도 이러한 주도적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작년 한해 화해협력정책은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그동안 어렵게 이룩한 소중한 성과는 폄하되고, 정치선전적 비판들이 쏟아졌습니다. 대북 퍼주기다, 경협 대가가 군사비로 전용되었다, 화해협력정책이 핵실험을 불러왔다는 등입니다.




물론 우리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을 무조건 포용할 수는 없습니다. 남북간의 신뢰를 저해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UN 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 쌀․비료 지원 논의를 보하고 당국간 경협을 중단하는 등 단호한 대북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해협력기조를 전면 포기해야 할까요?




북한 핵보유는 구조적으로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미․일․중․러의 대북정책과도 관련된 국제적 차원의 문제입니다. 북한은 핵문제를 기본적으로 북미간 문제라고 주장하고 체제의 생존차원에서 미국과의 협의․해결을 일관되게 추구해 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6자회담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입장에 있었지 그 자체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 유일한 도구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럼 우리의 화해협력정책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일까요?




화해협력정책은 갈등과 대결의 냉전구조를 화해와 협력의 평화구조로 바꾸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반세기 넘는 소모적인 대결로 민족의 역량을 낭비하는 우를 계속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고 공존과 공영의 경험을 쌓아 나가는 길밖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그 과정서 북한의 안정적인 변화를 유도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해 가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년여의 전쟁, 50여년의 적대와 불신과 증오의 감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예측가능한 과정으로서의 통일, 준비된 통일, 민족정체성을 회복하는 통일, 이것이 바로 화해협력정책이 추구하는 통일과정입니다.




일부에서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사업은 우리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우리 기업들이 북한 땅에서 벌이고 있는 우리의 사업입니다.




개성공단은 국내 고비용 구조에 처한 우리 중소기업의 활로입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같은 언어를 쓰고, 저렴한 공단분양가를 갖춘 기회의 공간인 것입니다. 이제 기업의 생존을 위해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갈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북한을 설득해서 50년간 2천만평의 북한 땅을 통째로 얻어냈습니다. 7천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자되었고 이제 막 투자비용을 회수하려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반세기 만에 군사분계선이 열리고, 비무장지대의 지뢰가 제거되었으며, 북한군의 포진지와 잠수함 기지는 뒤로 물러났습니다. 이제 일부의 주장처럼 만약 남북경협이 중단된다면, 남북을 연결하는 통문은 닫힐 것이고, 후방으로 이동했던 북한의 군대가 다시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점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멀리 내다보는 전략적 안목으로 오늘의 난관을 돌파해야




북핵문제 해결은 우리가 넘어야 할 큰 산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산을 넘는다고 해도 180만 중무장 병력이 248㎞의 휴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분단의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와 다른 나라가 처한 중요한 현실적 차이입니다.




우리에게는 북핵문제를 넘어 남북간 평화공존과 미래 통합이라는 보다 궁극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힘닿는 데까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면서도 현재와 함께 미래도 염두에 두면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북핵문제 해결 이후의 한반도,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 우리가 만들어야 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길고 큰 안목을 가지고 오늘의 난관을 돌파해야 합니다.




10년, 20년 후 우리의 성장동력과 한반도의 미래상을 고찰하면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바라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2007년은 우리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삶과 우리의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도모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페허 속의 평화”는 무의미합니다.




북한의 핵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제사회와 협력하면서 북한의 핵폐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남북간 대화와 협력의 흐름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당국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민간 경협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민간 자율에 따라 추진한다는 원칙적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은 남북간 신뢰를 높이고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면회소 건설도 조속히 재개하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화상상봉, 생사․주소확인, 서신교환 등의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드리고 또 대북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반도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좌우




지금으로부터 100년전 우리는 일제에 사법권과 행정권을 빼앗겼고, 군대는 강제 해산되었습니다. 사실상 국권을 상실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3년후 대한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60년전 해방공간에서 이념적 대립은 해방과 독립의 호기를 놓쳐 버렸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기도 하고, 반복되지 않기도 합니다. 그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2007년, 역사는 다시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상황은 우리의 생존과 미래의 번영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일희일비해서도 안되고, 분단의 관성이나 순간적 감정에 휘둘려서도 안됩니다. 현재와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지혜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입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대결과 갈등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과 통합된 국민적 응집력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이 땅에 새로운 역사를 열어 나갈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황금돼지의 행운과 행복이 군민 여러분들의 가정은 물론 남북관계에도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새로운 정해년을 활기차게 출발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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