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설도항은 신안군에 이어 전남 2번째 규모의 젓새우 생산지다. 이에 군은 지난해 2월 국비 등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하는 설도젓갈타운 용역을 끝내는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본지는 젓갈 선진지인 인천시 소래포구와 충남 강경, 전북 부안 등을 찾아 그 사례를 취재 분석해 설도젓갈타운의 성공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 이상 원료만 생산치 않겠다”
신안군, 지도읍에 게르마늄젓갈타운 조성

 

전라남도 신안군이 젓새우 주산지 자존심을 찾겠다고 나섰다. 신안군은 연간 1만3,979톤(2009년)의 젓새우를 생산, 300억원대의 위판고를 올리는 등 전국 젓새우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다. 또한, 새우젓갈의 주원료인 신안군 젓새우는 게르마늄이 풍부한 갯벌에서 잡혀 더욱 상품가치가 뛰어나다. 우리나라 31%(331.1㎢)에 달하는 광활한 갯벌 바다에서 잡히는 신안 젓새우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특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신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8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신안은 젓갈의 대명사인 젓새우 원료와 천일염 등 필수 원재료 2가지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신안은 새우젓갈 산업 발전의 필수 조건을 가장 잘 갖췄으면서도 충남 강경과 광천, 전북 곰소 등의 젓갈 명성에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 수준이다.

 다른 지역이 신안의 좋은 원료로 젓갈 가공 산업화를 이루는 동안 신안은 생산되는 젓새우의 60% 가량을 충남 강경·광천, 전북 곰소 등에 공급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젓갈을 가공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영세해 젓갈 산업이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신안군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2007년 2월 신안 젓갈타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3년만인 지난 3월 21일 기공식을 가졌다. 이 사업은 젓새우 주생산지인 신안군 지도읍에 100억원을 들여 3만5,000㎡ 부지에 연건평 6,000㎡ 규모의 게르마늄 젓갈타운을 건립하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특산품판매장 20동과 위생기준을 갖춘 가공시설 1동, 보관시설 1동, 홍보시설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명품수산물과 천일염을 연계한 ‘체험형 원스톱 젓갈타운’을 조성해 젓새우 주산지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광천이 토굴이란 장점을 가졌듯 신안은 갯벌 속 게르마늄의 우수성을 젓갈에 담는 다는 전략이다. 시설운영은 생산자 단체나 생산자 중심의 법인에게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안군은 지난해 15억원대의 수산사업을 지원하고 어민 50여명이 출자해 30억원 규모의 ‘신안군새우젓주식회사’를 설립, HACCP 기준 가공공장 및 저온저장고 등을 조성중이며 최근 브랜드화 한 제품을 올 하반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올 3월에는 임자전장포 옛명성복원사업에 1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제 갓 젓갈 가공산업에 뛰어든 신안군이 부족한 젓갈생산 노하우를 어떻게 극복할지와 기존 수협 젓갈위판장과 별도로 떨어진 곳에 젓갈타운 및 젓갈주식회사 공장까지 따로따로 조성하는 것은 사업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생산지 잇점으로 브랜드화 추진”
박봉언 신안새우젓주식회사 대표

 지난해 어민 55명이 12억8천만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가 신안새우젓주식회사다. 신안군은 여기에 수산사업 15억을 투입해 국제 위생기준의 공장 및 저온저장고 등을 짓고 있다. 올 하반기 이곳에서 신안군브랜드를 단 새우젓 제품을 생산해 출하할 예정이다.

 과거 이 지역어민들은 새우를 잡아와 판매하는 일에만 관심을 가졌지 이를 가공해 2차 상품을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이 때문에 신안은 우수한 조건을 가졌음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젓갈산업이 발전하지 못했다. 늦게라도 생산자들이 유통에 대한 관심과 행정이 가공산업을 육성 지원하겠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강경이나 광천, 곰소 같은 젓갈업체와 경쟁하기위해 우수한 생산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젓갈 노하우가 부족한 신안은 전통기법을 이용한 맛젓갈 발효식품을 대학등과 연계해 연구하고 있다. 위생과 상품성이 뛰어난 용기도 새롭게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게르마늄 젓갈을 선택해 토굴과 같은 다른 지역 젓갈과 특화하기위한 전략도 강구중이다.

 신안이 가공산업에 성공한다면 기존 원재료만 공급할 때와는 달리 어민들의 소득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신안은 원재료 확보에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저가 저질 수입품에 대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다만, 행정에서는 젓갈산업이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중요한 점임을 감안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젓갈산업을 단지화 및 규모화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립 부지내 공간이 부족해 젓갈타운과 새우젓주식회사 공장 등 관련 시설이 따로 조성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올 하반기 상품을 생산, 출하할 예정인 신안은 젓갈 가공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셈이다. 그러한 만큼 국내 최대 젓새우 생산지 장점을 살린 브랜드화 전략을 추진하겠다.

곰소젓갈 사업 집적화로 승부수
부안군 150억원대 젓갈산업 단지화 추진

 

토굴로 유명한 충남 홍성군 광천젓갈은 토굴이 있는 옹암리와 재래시장이 있는 광천읍 사이 주도권 갈등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 신안군도 젓갈타운 부지와 새우젓주식회사 시설, 수협위판장이 별도로 조성돼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전북 부안군은 곰소항 젓갈상가 초입에 매립지를 조성하고 이 일대를 집적화 전략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부안 곰소젓갈은 현재 22곳의 제조업체를 포함해 60여곳의 업체가 곰소항 일대에 영업중이다. 최근 수도권 등에서 군산을 경유해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변산등을 통해 내려오는 방문객들은 곰소항 일대 14개 대형업체가 자리한 젓갈단지를 비롯해 구 시가지 젓갈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반대로 광주, 전남 등 군산 이남 방문객들은 구 시내를 통해 곰소항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구 시가지는 도로가 협소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부안군은 이곳 초입부 매립지에 공용부지를 조성하고 젓갈축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젓갈축제로 인한 직접적인 젓갈판매액은 3억6,900만원 수준이다.

 군은 이곳 곰소다용도부지 일원에 사업비 50억원(국비 25억원)을 투입해 지상 2층 연면적 4,360㎡ 규모의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를 건립중이다. 젓갈판매장 10여곳을 비롯해 실험·연구실, 홍보관, 젓갈담그기 체험학습실 등이 들어설 예정인 이 시설은 지난 2008년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 착공해 올 10월 준공할 예정이다.

 같은 부지내 인접에는 총사업비 99억원(국비 49.5, 도비 19.8)규모의 ‘수산물 유통산업거점단지조성사업’이 내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 1월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에 착수, 오는 6월 용역 결과에 따라 8월경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이 사업은 1만4,000여㎡에 활·선 어패류와 건어류, 기능성 식품류를 취급하는 식품관을 비롯해 수산식품 전시·홍보관와 위판장, 직매장, 저온저장시설 등을 갖춘 물류기반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처럼 부안군은 기존 젓갈상가 초입에 축제장, 젓갈센터, 유통시설 등을 단지화해 곰소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규모화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새만금방조제 공사 등으로 늘어나는 방문객을 위한 긍정적인 정책으로 분석된다.

 다만, 곰소항 일대 젓갈업체들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에서 젓갈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안은 하드웨어적인 정책에 치우쳐있어 젓갈 명품화 사업이나 공동브랜드 개발 사업같은 소프트웨어적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광천 토굴젓갈, 신안 게르마늄 젓갈 같이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특화상품 개발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품질개선 등 공동·명품브랜드 만들어야”
박영수 영어조합법인곰소젓갈협회 회장

 

부안은 곰소항을 일대로 60여개 젓갈업체가 성업중이고 제조업체도 22곳이나 된다. 연 200억원대가 넘는 매출 규모를 보더라도 젓갈산업을 소홀히 할 사항이 아니다.

 강경의 위생시설이나 명품화 브랜드사업, 신안의 새우젓주식회사 등은 각 지역마다 젓갈을 특산품 및 특화 상품화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새만금방조제 개통으로 수도권지역에서 군산을 경유해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시대에 맞춘 위생기준 등 곰소젓갈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안 젓갈산업은 어느 순간부터 뽕(오디)산업에 밀려왔다. 물론 부안군은 곰소젓갈육성을 위해 4년전부터 스테인리스 위생용기, 포장지, 택배벤딩기 등 지원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는 젓갈협회 등의 요구에 따른 소규모 사업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곰소젓갈의 품질개선을 비롯해 지리적표시제 등록 및 지역 특산품으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정책 마련이다.

 다행히, 군과 도가 곰소젓갈육성을 위해 최근 젓갈발효식품 센터나 유통센터 같은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같은 일이 가시화 되고 있다.

 건립중인 곰소젓갈발효식품 센터가 올해 준공되면 액젓찌거기를 퇴비화 하는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여기에 다용도 공용 저온시설 등을 도입해 젓갈업체들이 위생기준을 강화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전용연구실을 마련해 저염처리기술 등 품질개선을 위한 노력과 공동브랜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력 30-40년된 업체들이 기존 기득권을 주장하며 공공브랜드에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다. 곰소는 액젓 생산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올 가을 젓갈축제 이후 위생시설을 갖춘 저온형 액젓탱크 조성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군이 추진하는 축제를 비롯해 젓갈센터, 유통센터 사업이 한곳에 집적되고 있어 곰소젓갈산업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 채종진·문소영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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