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보리 면적 대부분 청보리 사료화

보리식품산업화 등 특구 구체화해야

“내년에는 정부 보리수매를 안한다는 데 보리농사를 계속 지어도 되는지 모르겠네” 군남면에서 보리농사를 짓는 한 농민의 걱정이다. 큰 소득은 아니지만 보리농사 소득이 없어질 경우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년 보리수매 폐지를 앞두고 보리농사 지속여부에 농가들의 고민이 깊다.

정부는 보리 재고가 30만톤에 육박하자 11만톤을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대신 2012년부터 보리 수매제를 폐지하는 보리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했었다. 올해가 마지막 수매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군은 올해 보리 재배면적이 알곡보리 3,343ha와 사료용 청보리 2,145ha 등 총 5,488ha로 지난해보다 9.1%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187ha 증가한 알곡보리는 총 생산량 1만3,773톤중 정부수매 4,736톤(34.4%), 농협자체매입 7,493톤(54.4%), 종자원(채종포) 828톤(6%), 종자∙식량 716톤(5.2%) 등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비 434ha 증가한 청보리 사료는 예상생산량 4만7,045톤을 경기도 등 관외 2만2,045톤(47%), 관내 축산농가 1만9,900톤(42%), 축협사료공장 5,100톤(11%)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보리수매가 전면 폐지되는 내년이다. 군은 우선 정부수매 분량인 쌀보리 1,058ha와 겉보리 44ha분을 대부분 청보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2,000ha 수준인 청보리 재배면적을 3,000ha 규모로 늘려 수매폐지에 따른 농가들의 직접 타격을 줄인다는 계산이다. 전북 김제를 기점으로 북쪽지역에 청보리 재배 환경이 좋지 않아 경기도 등지에서 영광산 청보리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이미 확보된 판로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

정부에서 수입건초를 줄여 청보리 소비량을 늘리는 정책과 청보리 사료 단점인 운송비를 축산발전기금 등으로 보전해주는 것도 호재다.

특히, 영광군은 지난해 12월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돼 찰보리빵공장 및 제분공장 등 보리식품산업을 추진하는 등 보리사료화로 청보리한우와 황금보리돼지 같은 고급 축산물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찰보리 지리적표시 등록, 보리 TMF 증설과 조사료 생산단 육성 등의 정책을 추진해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군이 나름대로 보리수매폐지에 따른 대비를 해오고 있지만 타지역에서도 비슷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일정부분 충격은 불가피할 상황이다.

때문에 전국최초로 지정된 보리특구 세부사업 계획을 더욱 구체화하고 현실화해 농가들에게 실효성이 있도록 신속히 추진해야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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