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성격의 축제가 1주일 간격으로 열린다는 것이다. 축제 안하면 안달이 날 정도로 축제를 즐겨왔던 사람들도 아니다. 두 축제중 어느 것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염산면 백바위 해수욕장 일원에서 23일과 24일에는 염산 두우권역추진위원회가 갯벌축제를 연다. 1주일 후인 30·31일에는 영광군이 후원하는 갯벌축제가 또 열린다.

앞서 열리는 축제는 주민역량강화사업의 일환이라고 한다. 두우권역개발 사업에 포함된 사업이다. 뒤에 열리는 축제는 ‘글로리영광 추진위원회가 주관하고 영광군이 후원한다고 한다. 누가 주관하고 누가 후원하든 두 축제 모두 영광군이 중심이다. 먼저 것은 지역경제과가 주무부서이고 뒤엣것은 문화관광과다. 목적은 뻔하다. 모두 지역의 질 좋은 갯벌을 널리 홍보하여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주민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 것은 군청 내에서 축제가 겹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통합 추진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말을 군민들에게 믿으라는 것인가. 관광과나 지역경제과에서 주관하는 사업은 모두 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적인 ‘축제’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둘 다 처음 열리는 것도 아니다. 서로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아니 서로 알고 있어야할 일을 이렇듯 하고 있으니 어찌 어처구니가 없지 않겠는가.

두 축제가 겹친다는 사실이 뻔 한데도 두 부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다 누군가가 잘못을 지적하자 뒤늦게 모르고 있었다는 듯이 “통합 추진을 시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통합에 반대한 주민들도 옳다고 볼 수 없지만 행사가 임박해 이를 시도한 자체는 더 큰 문제다. 때문에 비판과 책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만 보일 뿐 진실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행정 행태로 국민 세금 낭비의 전형적인 모습만 보인다.

지역의 축제는 주민들을 위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축제여야 마땅하다.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큰 효과를 거둘수록 좋다. 전국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축제 가운데 손꼽히는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연초 업무보고 때라도 지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통해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배제되질 않도록 갯벌축제에 주민 대표참여도 고려해야한다. 갯벌축제는 영광군민들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더 깊게는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주민들 역시 따로국밥이 아닌 행정과 축제 추진위에 적극 가담해 갯벌축제를 지역발전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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