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라필드 핵폐기물재처리시설(SMP) 폐쇄 결정

원전보다 더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하는 재처리시설은 인류의 재앙?

지난 8월 3일, 영국의 핵시설폐기청 NDA(Nuclear Decommissioning Authority)는 세라필드에 있는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동중지 할 계획을 발표했다.

세라필드 공장에서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MOX연료(Mixed-Oxide, MOX: 우라늄과 플라토늄의 혼합물)로 가공해 일본에 수출해왔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의 원전이 하나 둘 가동을 중지하는 바람에 수출 길이 사라져버린 상태다. 영국 핵시설폐기청은 이런 상황에서 세금까지 투입하면서 재처리 공장을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것,

원자력발전은 자연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맹독성 금속물질인 플루토늄을 배출해낸다.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적은 양도 인간과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라필드 혼합산화물 가공공장은 이 폐연료(플루토늄)를 우라늄과 혼합해 새로운 형태의 연료(혼합산화물, MOX)로 만들어냈다. 외형적으로는 플루토늄을 재활용 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처리 방법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플루토늄을 재활용해 그 양을 줄이기는 커녕 재처리 과정 중에 오히려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쌓여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인류를 몇 번이고 휩쓸어 파괴할 수 있는 양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재처리 시설에서 나오는 고방사성 물질은 플루토늄과 더불어 후쿠시마 원전사고보다 더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결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운영을 계속하던 이 공장이 문을 닫으면 약 6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진다. 또 이 지역에 쌓여있는 사용후 핵폐기물 (플라토늄)의 양은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와 폐기물 처리 방법을 동시에 잃는다며 공장폐쇄에 대한 주위의 반대도 심하다.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Core의 마틴 포우드는 재처리 시설에서 혼합산화물 사용을 촉진하면 플루토늄이 신 에너지원으로 부상해 인류의 안보를 위협하는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새 재처리 시설을 짓는 대신 기존 시설을 플루토늄을 매장처리하는 시설로 변환시켜 폐연료 재사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석연료를 지금까지 마구 써댄 결과로 지구온난화가 초래되어 지구와 인류가 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원자력을 부분별하게 개발하면서 지구온난화보다 더 심각한 재앙이 이미 우리를 찾아왔다. 재앙의 도래는 쓰리마일 섬 사고, 체르노빌 사고에 이은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분명히 알려졌으며 원전보다 더 많은 플루토늄을 배출해내는 재처리 시설은 지으면 지을수록 그 재앙의 불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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