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고 비현실적인 막장 드라마 일수록 시청률이 높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을 짓기 위해 구입한 땅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유독 재산과 관련된 논란이 많은 대통령이 주연인 ‘막장 드라마’가 시작됐다.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드라마와 이명박 신화의 끝이 궁금하다”

권력과 돈과 사랑을 둘러싼 갈등을 자극적으로 꾸며내는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라고 한다. 스토리가 이상하든 말든 시청자들을 최대한 자극할 목적으로 끌어간다. 꼼꼼히 따지면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고 비현실적인데도 ‘막장’일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은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신데렐라’로 재탄생한다. 신데렐라의 탄생을 재미있게 보는 시청자들은 모두 본인이 신데렐라가 되고 싶을 것이다.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는 서민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우려되는 것은 권력과 돈을 갖기 위해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사회 현상이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불법적인 생각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장 드라마를 경계한다. 경계해야 할 막장 드라마는 TV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펼쳐지고 있나보다.

현재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TV드라마는 ‘불굴의…’ ‘내 사랑…’ 등이다. 역시 ‘막장’이다. 물론 비현실적이며 이상하고 자극적이다. TV 밖 현실 세계에서는 ‘대통령의 사저’란 막장 드라마가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연은 이명박 대통령이고 조연은 대통령의 아들과 청와대 사람들이다. 줄거리는 퇴임을 앞둔 현직 대통령이 아들명의로 퇴임 후 살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사면서 실정법 위반 여부를 가려가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대통령이 자신이 살 집을 짓기 위해 아들의 이름을 빌어 땅을 산 것으로 시작 됐다. 부동산 등 재화(財貨)에는 별 재주도 없는 사람들이 이 방면에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은 대통령이 땅을 산 것에 대해 시비를 건 것으로 시작 됐다. 대통령이 법을 어겼다니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법을 위반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라 안 최고의 권력 집단인 청와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더 알아보겠다” 고 말해 더욱 흥미를 돋우고 있다.

대통령이 법을 어겼다고 주장은 대단히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불법’을 입증하고 있다. 국민들은 막연하게나마 대통령이 무언가 법을 어겼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가 ‘더 알아보고’ 어떻게 나올지 다음회가 궁금하다. 아마 시청률은 최근의 어떤 드라마보다 높을 것 같다. 앞으로 전개될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대충 짐작이 간다.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아들 명의지만 실소유주는 대통령 이라는 부동산실명제 위반이다. 두 번째는 편법 증여, 세 번째는 대통령이 산 땅보다 경호 시설을 위해 경호실이 산 주변 땅값이 4배나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의혹을 해명해야 할 대통령과 청와대는 대단히 곤혹스러울 것이다.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법적 문제는 조금도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도 있으니 대한민국의 법은 또다시 몸살을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재산과 관련된 논란이 많았다. 박근혜 의원과의 경선 때는 도곡동 땅과 금융 다단계 업체인 BBK의 실소유주 논란이 있었다. BBK와 연관된 (주)다스도 대통령 친인척 명의로 돼있지만 실소유주는 대통령이라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이 세 가지 논란에 대해 모두 “내 소유가 아니다”고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시한폭탄’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막장 드라마는 출연자가 대통령 일가와 청와대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정적들이란 점에서 국민들은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과 권력자들에게 적용되는 법이 과연 같은가도 따져볼 것이다. 이 드라마가 TV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신데렐라의 출연이 기대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가난한 청년에서 성공한 경영인을 거쳐 권좌에까지 오른 이명박 ‘신화’의 끝과 이드라마의 끝은 일치할 것이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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