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영광사무소 소장

■농민들에게

지난여름 유난히 잦았던 비와 태풍 ‘무이파’의 피해 속에서도 들녘에 황금물결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농업인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풍성한 벼 수확을 앞두고 수확의 기쁨보다 쌀값, 판로 등 걱정거리가 많은 농업인에게 2011년산 공공비축 벼 대형포대(800kg) 매입 검사를 활용하기 바란다.

공공비축 벼 대형포대 매입 검사는 지난 60여 년간 이어진 소형포대(40kg) 매입의 문제점(입고 인력 부족, 포장·출하작업 불편)을 개선하고 출하 농업인의 포장작업 간소화, 출하 과정의 기계화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영광군에서는 2008년부터 2009년까지 2년 간 시범사업을 실시하였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형포대 매입 검사는 1포대 당 800kg(40kg 20포대) 단위로 포장․출하하는 것으로, 지난 3년 동안 실시한 결과 포장작업을 쉽게 할 수 있고 운반·입고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규모가 큰 농가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2010년도에는 대형포대 벼 매입 검사 희망량이 크게 늘었으나 보관창고 부족으로 전량 매입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대형포대 벼 매입 검사를 위해서는 보관창고에 지게차가 대형포대를 싣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보관창고는 출입문의 높이가 낮고 폭이 좁아 개·보수를 하지 않고는 이용할 수 없으며, 농가에서는 대형저울, 지게차 등 장비가 필요하나 아직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 실정이다.

창고 출입문 개·보수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공공비축 벼 매입 축소, 보리 매입 중단 등으로 보관료 수익이 떨어지고 앞으로도 보장이 안되는 상황에서 창고주 스스로 시설비를 투자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농가에서는 활용도가 낮고 값이 비싼 지게차, 대형저울 등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연초부터 관계기관(군청, 농협)과 협의하여 농협 소유 보관창고를 우선 개·보수하고, 농가에 대형저울, 지게차를 추가 공급하는 등 대형포대 벼 매입 검사 여건을 크게 개선하였다.

또한, 2011년산 공공비축 벼 매입량이 농가별로 배정되면 대형포대 벼 매입 검사 희망량을 사전에 신청 받아 농가와 가까운 창고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농촌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창고 입고 인부가 부족하여 매입 검사 일정을 농업인이 필요한 시기에 맞추어 수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계화 등으로 대형포대 매입이 보편화 되어 가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포장·운송작업이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공공비축 벼 대형포대 매입 검사를 적극 활용한다면 농가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