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 영광군유통회사(주) 이사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개편

15일 발효되는 한,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앞두고 지난 2일 농협 법에 따라 농협이 1중앙회,2지주회사체제로 바뀌며 신용사업을 맡는 금융지주회사와 농산물판매를 담당하는 경제지주 회사로 갈라졌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당시 제기된 신(信),경(經)분리가 농민단체들의 요구에 의해 18년 만에 이루어졌는데 돈 장사가 본업처럼 된 농협이 기형적 사업구조를 뜯어고치고, 협동조합이라는 본래의 목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다. 이로써 농협은 출범 51년 만에 최대의 도전과 모험을 맞게 됐다. 그동안 농협은 농민조합원이 주인이 아니라 직원들만의 천국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손쉬운 신용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그 과실을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데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농협의 본연의 임무인 농산물 유통 사업은 어렵고 이익이 없다하여 외면받기 일수였다. 그 결과 중앙회는 일선 농협과 농민조합원위에 군림하고 주인과 머슴관계는 바뀌어져 버렸으며 농민조합원과 거리가 멀어진 중앙회는 인사전횡과 비리의 온상이 됐고 역대회장들이 감옥소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일과가 아니었던가.

또한 농협은 농업, 농민에 대한 지식과 철학도 없는 일류대학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으로 되어온것은 무슨 이유이겠는가.

근무여건과 대우가 좋아서일 것이다.

농, 축산물 유통혁명 역량강화

앞으로 금융지주, 경제 지주는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240조원의 자산규모로 출범하는 금융지주는 새로운 금융기법 도입과 기존 점포망을 활용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있겠지만 문제는 경제지주다.

농협 설립의 본래 목적은 농산물 판매 사업인데 농산물 유통시장은 이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거대한 재벌조직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 노른자위 상권에 현대적인 유통기법으로 도시시장을 장악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윤종일 중앙회 전무이사는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본금 6조원을 바탕으로 쌀판매회사 및 청과도매 물류센타설립, 협동조합형 축산패커 육성 등을 추진해 일선조합 출하대비 중앙회판매 비중을 현재 10%에서 2020년 54%대까지 끌어올리고 농, 축산물 유통혁명을 주도한다고 한다.

“농협” 농민조합원이 주인이다.

윤종일 전무이사의 유통혁명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농민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은 제값 받고 팔 것이며 소비자들은 질 좋은 우리 농, 축산물을 믿고 싼값에 살 수 있어 자유무역협정(FTA)시대를 맞아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우리 농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농협개혁은 중앙회만의 반쪽개혁이여서 우리 농민조합원들은 큰 관심이 없다.

그 개혁의 완성은 일선농협과 농민조합원들의 피부에 와 닿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농협이 존재하여 조합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250만 조합원이 있어 농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 직원이 명심하여야 만이 새 농협이 조합원과 소비자들에게 믿음과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 한국농업의 새 지평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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