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에 봉착한 영광원전 문제 해결이 앞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해 11월 계획예방 정비 중 영광 3호기 제어봉 안내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돼 계획정비는 마무리되었으나 가동은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이다. 한수원은 제작사와 점검해 균열 정비를 ‘덧씌움 보강용접’으로 잠정 결정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다.

이 와중에 3·4호기에서 발전기 터빈을 돌리기 위해 증기를 만드는 기기인 증기발생기 세관에도 심각한 균열 등 결함이 다른 호기에 비해 높게 발견되면서 영광원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한국형 표준 원전인 영광 3·4호기에서 갖가지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광원전 부품의 재질은 인코넬 600으로 86년과 87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1·2호기부터 95년과 96년 가동을 시작한 3·4호기, 2002년 가동한 영광 5·6호기까지 제어봉, 증기발생기 등 핵심 부품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 핵심 부품에 사용된 인코넬 600은 1980~90년대 고온과 고압에서 부식과 균열이 발생하는 결함이 파악되면서 1990년대부터 대부분 국가에서 크롬 함량 등을 강화한 인코넬 690 재질로 교체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그 이후에도 결함 재질을 사용해오다 2004년 울진 5호기에서야 이를 적용했다. 영광원전도 최근 이러한 문제점에 따라 영광 3·4호기 원자로 헤드 교체계획을 수립해 오는 2014년과 15년에 인코넬 690으로 교체 할 예정이다.

심각성은 한수원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동안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런 와중에 광주지검 특수부는 납품 과정의 품질보증서 위조, 직원의 자재 빼돌리기, 금품수수, 업자들 간 입찰담합 등 총체적 비리가 담긴 영광원전 등 한수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19명을 적발, 11명을 기소하는 등 7명을 비위혐의로 기관 통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 비리에 대한 처벌은 사법기관에 맡기고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한다.

최근 영광은 5·6호기 위조부품 사태로 구성된 범대위가 재편되면서 3·4호기 안전가동과 부품 균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군의회도 범대위 탈퇴 입장을 바꿔 환경단체인 공동행동과 협력하여 원전문제에 적극 대처키로 합의했다. 이제 과제는 빠른 시일 내 ‘민·관합동대책위원회’를 재정비하고 3·4호기 조사단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역할 한계에 봉착한 감시센터의 기능 재정립은 물론, 사업자의 쌈짓돈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사업자사업비의 집행 권한도 군으로 이관 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지역의 피해보다는 한수원의 이익을 우선한 안전 불감증 문제를 해결해가는 범대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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