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이 영광찰보리 명품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명품화 기반조성을 위해 공동브랜드 개발과 제품 포장개선, 체계적 마케팅 전략 수립 및 내부 역량 강화 등을 도출했다.

이날 제시된 스토리텔링 개발과 보리식품산업연구회 조직과 찰보리 연관품목 융∙복합 활성화, 보리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 및 보리체험 관광사업, 소득증대 축제 개최 등은 기존의 각종 사업 용역에서 관행적으로 제시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질 못하단 느낌이다.

이 같은 행정의 용역 편의주의의 심각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행정에서 사업의 효율적 추진과 타당성 분석 등을 위해 시행된 용역들이 지역의 현실성과는 거리가 있는 과제물이 납품되면서 활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광군도 신규 사업을 구상하거나 시작하려면 필수적으로 용역을 의뢰해 사업의 방향과 세부 시행사항 등을 마련한다. 물론 사업의 효율성을 위한 외부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는 용역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 편의주의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성' 용역이 문제이다.

혈세를 낭비하고 책임 회피성 관행적 용역은 근절돼야 한다는 주장을 수년째 계속했으나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 사례를 든다면 영광군이 용역을 통해 개발한 각종 상표 등은 20여개를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상표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다. 영광굴비를 대표해 만든 공동브랜드는 용역당시 일본을 연상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자 ‘本’자를 형상화해 ‘본영광굴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업체는 쉽게 찾기 어렵다.

대신, 기존에 사용하던 선비그림의 상표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또다른 사례로는 지난 2008년 영광농산물을 대표하는 공동브랜드로 ‘해뜨지’를 개발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이나 고추 등 농산물에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군은 ‘보리올’이라는 찰보리 공동브랜드를 또 만들었다.

보리특구로 지정된 영광군이 찰보리를 활용한 명품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동상표가 기존 상표와 섞이고 영광군이 개발한 ‘천년의빛 영광’이란 브랜드슬로건에 심볼 등 각종 인증마크까지 더해진다면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동브랜드의 핵심은 신뢰성와 식별성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영광군이 만든 믿을 수 있는 제품임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필요한 용역은 자제하고 수행한 용역은 반드시 현장에 활용하며, 그 결과물중 하나인 상표역시 만들기 보다는 활용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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