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를 제창 했다. 아직 국민행복이란 말이 들리지 않는다. 경제가 국민행복을 전적으로 좌우하지 않는다. 호주는 8대 대국민 심리 프로젝트로 선진국중 행복지수 1위가 됐다고 한다. 예산 많이 들이지 않는 국민행복시대 정책이 아쉽다

구름 한 점 없이 높푸른 하늘. 무등산이 코앞에 있다. ‘기막히게좋은 가을 날씨다. 세계를 향한 유일한 자랑 꺼리가 가을 날씨 이던 시절이 있었다. 교과서에도 나라의 자랑 꺼리로 소개 됐다. 나주 호남비료 공장의 기술자로 근무하던 외국인 가족들이 가을이면 마당에 의자를 놓고 앉아 높푸른 가을 하늘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얘기도 유명하다. 얼마나 자랑할 게 없으면 날씨를 자랑했을까.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40여년.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나라가 됐다. 나라가 바뀌었다. 물 마시고 이 쑤시며 체면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나라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치는 나라로 바뀌었다. 경제만 바라보며 쉴 새 없이 달린 덕분이다. 당연히 여유롭고 행복한 나라, 국민이 되어 있어야 맞다. 그런데 아니다. 여유는 커녕 일상이 바쁘기만 하다.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국민은 많지 않다. 오죽했으면 국민 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나섰겠는가.

이제 춥고 배고프지 않은데 왜 행복감은 없는가, 어떻게 해야 국민이 행복해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다. 흰 쌀밥 한 그릇, 높푸른 가을 하늘만 보면서도 행복감을 느끼던 국민들이 왜 불만에 가득차 있으며 행복감은 커녕 불안감을 떨치치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까. 아래는 보지 않고 위만 보고 살아야 한다는 경쟁 의식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누가 여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겠는가. 모든 분야에 불공정이 판치고 있는데 불만이 없겠는가.

분명 돈은 많은 나라인데 서민들의 삶은 팍팍하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인 빈익빈 부익부의 가속화가 가져온 비극이다. 자본주의는 극도로 발전 했으나 그 문제점의 해결 방안은 나와 있지 않다. 답은 오직 정치에 있다. 자본주의, 즉 경제 발전 보다 국민의 행복을 중시하는 정책을 수립, 시행하지 않는 한 국민의 불만과 불행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는 인식이 보편화 되지 않으면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다.

국민행복시대를 주창한 정권이 탄생 했으면 당연히 국민이 행복감을 느낄 정책이 마련되고 그 시행이 최우선 국정과제가 돼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국민 행복이란 말 자체가 나오지도 않는다. 물론 나라의 모든 정책은 국민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와 경제가 발전 해야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정치는 분명 크게 다르다.

경제만이 행복을 좌우하는 요인은 아니다. 경제력이 약한 나라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필리핀, 네팔, 부탄 등이다. OECD 34개국의 행복지수 순위를 보아도 경제력 순위는 아니다. 상위 그룹은 호주, 스웨덴, 캐나다, 노르웨이, 스위스, 미국, 네델란드, 아이슬란드 등이다. 경제력이 우리보다 강하지 않은 북유럽 국가들의 행복은 복지 정책에 기인 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위 있는 심리학자 앤서니 그랜트는 그의 저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호주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8단계의 대국민 심리 프로젝트의 실천에 있다고 주장한다. 첫 단계는 목표와 가치를 찾으라. 순간의 행복을 즐기는 것이 초점이다. 2단계는 무작위로 친절을 베풀어라. 친절과 베풂은 삶의 질을 높여주고 수명 연장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3단계는 마음 챙김을 생활화 하라. 사소한 즐거움을 일을 골라 챙기면 부정적인 생각으로 부터도 멀어진다고 한다. 4단계는 강점과 해결책에 집중하라. 강점은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감사를 느끼고 표현하라’ ‘진심으로 용서하라’ ‘사회 연결망으로 사람들과 이어지기’ ‘되돌아보고 평가 하고 다시 시작하기등이다.

국가 예산 많이 들이지 않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개발, 시행하는 정책에서부터 국민행복시대는 열릴 것으로 믿는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