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농민 ‘8년째 동결’ 쌀값 인상 야적시위
쌀 목표가격 23만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 한중FTA 중단 등 주장
“쌀값은 농민값!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하고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하라!”
지난 6일, 영광군농민회 및 여성농민회 등 농민단체는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촉구하며, 영광군청 앞에 톤백 산물벼 37가마를 쌓아 놓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전남지역 올해 쌀 수확량은 83만5000t으로 태풍과 물난리로 흉작을 겪은 지난해(70만t)와 2011년(82만9000t)에 비하면 3년 만의 풍작이다. 그러나 현재 쌀 목표가격은 80㎏ 들이 한 가마에 17만83원. 8년간 같은 수준으로 묶였다.
고심 끝에 정부가 지난 5월 내놓은 대안은 4000원 인상안. 그러나 생산비와 물가를 고려하지 않은 빈껍데기라는 게 농민들의 입장이다. 쌀값은 하락한 반면 생산비와 물가는 크게 상승하다보니 손해보고 농사지을 수밖에 없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과 농협수매가도 1등급 40㎏ 기준으로 각각 5만5000원과 5만4000원(현재 시가)으로 물가상승률이나 농사비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쌀 목표가격 2.3% 인상안을 내놓은 채 농민과 국회의 반발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며 “쌀 목표가격을 23만 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또 “야당은 물론 여당 국회의원까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직 농산물값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경채 영광군농민회장은 “8년간 동결된 쌀 목표가격을 생산비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새롭게 짜야할 때인데 정부가 제시한 인상폭은 고작 2%대에 불과하다”며 “농업과 농민을 살리려면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이날 나주, 순천, 장흥 등 전남 지역 11개 지자체 청사 앞에서 일제히 야적시위를 벌였으며, 이번 쌀 목표가격 인상안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오는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대한민국 법정 기념일로 농민들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토(土)월토(土)일을 풀어쓰면 11월11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날은 국적 불명의 다른 기념일과 달리 우리 쌀을 주제로 건강한 기념일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는 ‘가래떡의 날’이기도 하다.
이번 농업인의 날에는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농업단체한마음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가래떡 퍼포먼스와 가래떡 늘리기 게임 등 가래떡을 이용한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최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