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경문/ 전남지적장애인복지협회 영광군지부장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잔치 한마당이 23일 일정으로 제주도일대를 여행하고 왔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한달이나 늦게 행사가 진행됐지만 다행이 여행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는 날씨였다. 이번 행사는 지금까지 있었던 제주도 여행중에 가장 재밌는 일정으로 짜여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첫째날은 한림공원, 해피타운(중국기예쇼), 유리의성, 둘째날은 소인국테마파크, 박물관은 살아있다, 자동차 박물관, 천지연폭포, 신비의도로, 유람선관광 셋째날은 매직쇼, 선녀와나무꾼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선물코너에 들려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장애인잔치 한마당에는 이 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바라보아도 어쩜 그리 표현하는 모습들이 다른지... 관람지 하나 구경 할 때마다 약속이나 한듯 우와~!”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눈동자가 커지고 그 다음엔선생님~!” 하고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사진찍어 주기를 기다린다. 자원봉사로 참여한 선생님말에 의하면 적어도 1,000장 이상은 찍은 것 같다고 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는 그 모습이 너무 해맑고 즐거워보였다. 그러한 장애인들을 바라보며 모든 자원봉사자들도 하나같이 너무 뿌듯해하고 함께 즐거워 해주는게 느껴져 이 행사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그저 먹고 놀고만 하는 여행이 아님을 증거로 보여주는 것 같다.

장애인잔치 한마당에는 이 있다.

장애인들과 생활하며 항상 실감하고 있는 것이지만 장애인들과 여행하면서 또 한번 느끼게 되는건 장애인들이 정이 많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 연약한 장애인을 먼저 챙기고 혹시나 길잃어 버릴까봐 손꼭잡고 다니고, 시설 담당 선생님이 좋아한다는 막걸리라고 200, 천원씩 모아서 막걸리를 사다주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다는 표현이 확실하고 사탕하나 껌하나 커피한잔 물한잔 나눠먹고 대접할 줄 아는 마음이 그들에겐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행사를 마친 후에도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환한 미소로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그 따뜻한 마음과 정 때문에 나의 존재감마저 더불어 상승되는 느낌은.. 느껴본 사람만 안다

장애인잔치 한마당에는 가 있다.

시설의 이용자와 함께 참여한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은 평상시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애인 가족들의 모습을 이번 여행을 통해 발견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그냥 눈으로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타보고 배경에 맞춰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는 등 체험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가깝게 접촉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지적, 지체, 정신, 청각. 언어 장애인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웃고 함께 즐기며 어느새 한 가족이 되어버린 시간이었다. 첫 날의 어색함과 머릿속에 가두어 두었던 편견의 벽들은 이미 허물어 지고 없었다. 몰라서 오해하고 몰라서 겁나고 몰라서 친해지지 못하고 가까워 지지 못했음을 이 기회에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이번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많은 분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 많이 아쉽고 이런 기회가 자주 없음이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는것이 여행인데, 장애인들 중 한분은 그걸 로또라고 표현한다. 더욱이 제주도 여행은 로또 중에도 1등 당첨이라고 볼 수 있을 것같다.

그만큼 행복한 여행이었다는 뜻임과 동시에 또 이런 기회가 언제 올까 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씁쓸하다. 자주는 힘들겠지만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기쁨을 만끽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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