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량 또발생 닭 20만마리 살처분

방역 한계, 유입 원인은 오리무중

AI가 묘량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등 보름여만에 3곳으로 확산돼 지역 내 농장이 비상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유입원인은 파악조차 되질 않고 있어 방역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광군에 따르면 지난 9일 묘량면 덕흥리 A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돼 이날부터 공무원 및 민간인 180여명을 투입해 농장 내 4개동에서 사육 중이던 닭 206,300마리를 살처분 했다. 이 농장은 지난 7일 닭 50마리가 폐사돼 최초 신고 된 이후에도 다음날 300마리가 추가로 폐사 하는 등 의심 증세를 보여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을 급파해 검사 의뢰한 결과 최종 확진됐다.

특히, 이곳은 지난달 27AI가 확진 판정돼 군공무원 등 60여명을 긴급 투입해 18동에서 사육 중이던 오리 2만여마리를 살처분 했던 묘량면 영양리 B종오리 농장과 3.7km 떨어진 경계구역(10km) 내 가장 큰 농장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 B농장과 인접한 경계구역에는 대농가 14곳과 소농가 4곳 등 총 18개 농가에서 86만여수의 닭·오리를 사육하고 있어 심각한 사태를 우려했지만 현실이 되고 말았다. 또한, 지난달 24일 홍농 종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AI로 소규모 6농가 오리 6,000여마리를 살처분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보름여만에 동서 가릴 것 없이 3곳에서 총 23만마리가 넘는 닭·오리를 살처분하는 등 확산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대책 상황이다.

기존 발생 농장을 상대로 한 역학조사와 이번 농장 역시 조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방역초소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지만 AI 발생 및 확산 원인은 아직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AI 확산으로 지역 내 농장 대부분에 이동금지 조치까지 병행되면서 농가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살처분 농장은 시세가의 80% 보상금을 받지만 최소 한 달 이상 입식이 금지된다. 출하를 앞둔 농장들의 경우 막대한 사료비를 감당해야 하지만 소득안정기금으로 지원되는 사료비는 고작 3분의 1수준이다. 출하시기를 놓칠 경우 제값 받는 것도 어려워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오죽했으면 차라리 AI에 걸려 살처분비라도 받는 게 낫다는 하소연이다.

한편, 바닥에 한 번에 몰아서 안락사 시킨 오리와는 달리 이번 살처분 농장은 닭장에서 20만 마리를 한 마리씩 끌어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2달째 지속되는 밤낮 경계 근무에 방역초소까지 늘어나면서 공무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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