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새싹보리 산업에 도전장

효능 입증됐지만 생산·소비 과제

정부도 포기한 보리가 영광 농업인들의 미래로 변신할 수 있을까? 보리특구로 지정된 영광군이 이러한 과감한 도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싹보리 산업화가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보리수매가 중단되면서 우리국민들의 식량이던 보리는 천덕꾸러기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전국의 8.4%, 전남의 65%의 보리 재배면적을 차지하는 영광군은 역발상으로 보리를 고부가 식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그 출발점이 바로 보리특구 지정이다. 특구지정 이후 보리빵 생산기업 유치와 제분공장 조성 등을 비롯해 관련 식품 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찰보리빵을 영광굴비와 모싯잎송편에 이은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비롯해 청보리 사료개발로 보리먹인 황금돼지 보리올포크와 청보리 한우 등 관련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농가들의 실질적 소득과 직결되는 새싹보리 산업화가 진행 중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검증된 새싹보리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 임상실험에서 고지혈증, 당뇨병 예방, 비만 억제의 기능성 성분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기능성 식품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보리를 파종한 후 10~15정도 자란 잎을 채취해 밀가루보다 더 작게 초정밀 가공한 분말은 물이나 음료에 타먹기 편하다. 저온진공 건조 공법을 사용하면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도 색과 향이 살아있어 음료류, 면류, 빙과류, 스낵·차류 등 각종 식품의 기능성 첨가 소재로도 인기다.

국내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환자가 천만 명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새싹보리 분말 1kg은 보리의 67배 부가가치가 있어 농식품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란 평가다.

영광군은 지역 내 투자기업인 새뜸원과 이러한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학계와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함유 기능성 보리 품종 선발 및 대량생산을 위한 생력재배 기술연구로 새싹보리를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법성·묘량 4농가가 24,000평 규모로 시험 재배·생산중이며 지난 24일 오후에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개발한 새싹보리 수확기 시험도 진행됐다.

다만, 효능이 입증된 새싹보리 산업화에 거는 기대만큼 아직 생산시설 구축과 소비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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