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20141110! APEC정상회담에 참석한 박근혜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지금까지 근 30여개월을 끌면서 협상 해왔던 한중FTA가 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한미FTA보다 훨씬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기에 특히 농어업 분야에서는 그 여파가 가히 천문학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래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만큼은 맺지 않길 바랬고 어쩔 수 없이 맺을 수밖에 없다면 국내의 농어업분야와 중소기업 등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세우고 그 시행 결과를 보고 한중 FTA를 맺으라고 그토록 목소리를 높이며 온몸을 던져 반대해 왔었다.

그러나 그런 온갖 몸부림은 한낮 울리는 괭가리가 돼버리고 20141111, ‘농업인의 날을 하루 앞둔 1110! 두 정상은 만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한중 FTA 타결을 선포해 버린 것이다. 한국의 온 언론은 세계2위 경제대국을 상대로 경제 영토를 넓히는 쾌거를 이룬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 날의 위상을 세우기 바빴다. 이 협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5년 후 1퍼센트, 10년 후에는 2~3퍼센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한중FTA 협상과정과는 달리 이번 마지막 14차 협상은 APEC 정상회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고자 장관급 회담으로 격상시키고, 일괄타결형식으로 진행했다. 비록 정부에서는 농축산업 분야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끊임없이 농업부문 개방을 요구해 왔기에 이번 한중FTA의 타결 뒤엔 농업분야가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미 한중FTA가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 농산물 시장은 중국 농산물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1~9월 농산물 수입액은 2013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9396280만달러(99722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 농산물 수입이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폭락의 원인을 유발하고 있는상황에서 한중FTA가 체결됨으로 인해 농축산업인들에게 닥칠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은 뻔한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농업계에서는 중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초민감품목들의 확대와 무역자유화 유예기간 연장을 주장해왔지만 협상타결의 전모가 밝혀지면 우리의 기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결국 우리가 할 일은 지속적으로 마지막 1년여 남은 국회비준 때까지 농어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정부에 압력을 행사해야 할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농업계도 정략적 접근을 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 대안의 하나로 FTA무역이익공유제 도입과 관련 법안 통과 및 시행 촉구를 위한 서명을 하루바삐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재촉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미국을 비롯한 농산물수출국들이 다자간협상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FTA라는 밀실협상법을 적용해 우리 농어민의 목을 죄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정부도 국가 이익이라는 미명하에 농어업분야를 양보하면서 핸드폰과 자동차 판매에만 급급하며 대기업들의 이익 챙겨주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현실에 농축산 등 자본없고 경쟁력없는 산업의 폐해는 말로 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 뻔하다.

결국 FTA로 손해보는 농어민에게 국가와 이익을 보는 산업분야는 동반성장 차원에서 당연히 손해를 보는 농어민 피해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또한 ‘FTA국내대책위원회를 총리 산하로 격상하여 무역이득 공유제 등 농어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이 나라 정부의 의무라고 본다.

한농연을 중심으로 FTA체결로 고통받는 농어민을 위해 정부에 무역이득 공유를 강력히 촉구해 여야 국회의원 18인이 지난20126월 한미FTA체결에 따라 무역이득을 본 대기업의 이익 중 일부를 농어촌 농어민 축산인들을 위해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만 되어 있고 요지부동이다. 이를 보고 있는 농어민들의 마음은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이에 다시 한번 이익공유제에 대한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이 지역 국회의원인 이개호의원께서 앞장서주실 것을 촉구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맹점인 부의 편중이 심화되면 결국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고 있는 내부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에 불협화음이 생기게 될 것이고 그 끝은 파멸에 이르게 될 것임은 이미 증명된 역사적 사실이다.

부디 바라건데 이 나라 이 정부가 가진 자의 주머니를 생각해 주는 것 같이 못가지고 억눌린 자들의 한숨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랑을 가져주길 바란다. 세상 어디에도 낮은 자의 고혈을 빨아먹는 위정자들과 가진 자들의 자기 몸만 생각하는 사욕에 사로잡힌 권세를 계속 유지해왔던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낮은 자, 가난한 자, 외로운 자들은 창조주의 특별한 관심대상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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