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내 자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어른들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오늘도 영혼에 상처를 입고 멍이 들어 정상적인 삶의 길을 포기한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너에게 해주지 않은게 없는데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끝없는 보상을 요구하기에 아이들은 그 무서운 마음속에서 내 영혼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런 부모의 욕심과 간섭을 견디지 못해 방황하거나 가출까지도 하게 되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알아야 합니다. 포장된 사랑의 경우 대개 아이의 처지에서는 사랑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인데도 우리 어른들은 사랑으로만 알고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뭔가를 해주면서 아이를 볶는 경우는 좀 낫다고 하지만 그렇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식들이니까 부모로서 당연한 일을 해주면서도 1등을 나야한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의사가 되어야 한다. 판사가 되어야 한다 등 아이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부모의 욕심 채우기로만 말을 하고 있으니 아이들은 귀가 아플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해낼 수 있을까 미리 두려워 예상치 못한 일들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부모로서 당연한 욕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의 심정과 이해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모라 하지만 자식들에게 이렇게 막무가내로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어른들의 한마디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큰 보탬도 될 수 있지만 자칫 빗나간 화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족 내에서도 큰애와 작은 애가 얼마든지 서로 다를 수도 있는데도 잘한 쪽만 내세워 그렇게 되라고만 하니 형제간일망정 미움과 반목이 싹트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형제간의 정보다는 내가 당하는 고충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제발 가족 내에서라도 어떤 자식을 내세워 치켜올리거나 그렇게 되기를 비교하는 말을 하지 맙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 내에서도 요사이 그 흔한 말로 왕따가 생겨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하기가 싫거든 죽어버려라>했다가 중학교 2학년짜리 아이가 싸늘한 시체로 돌아왔다는 정말 가슴 아픈 현실도 있었습니다. 죽어버리라는 부모의 말을 잘도 실천에 옮긴 자식이었지만 한 가정의 행복이 그로인해 무너지고 말았으니 무심코 부모의 욕심을 채우는 식의 말 한마디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을 말해둡니다.

어느 누가 죽음을 예상하고 한 말이었겠습니까 마는 아직 부모와 어른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에는 미흡한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내뱉는 말은 자식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거라, 공부를 잘해라>고 해도 싫은 것인데 <그렇게 공부하기가 싫거든 죽어버려라>했으니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로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살면서 이런 일만큼은 없어야 될 텐데 현실적으로 멀어지고 있으니 세상을 더 산 우리 어른들이 좀 더 자제했으면 합니다. 자식들을 부모 마음대로 하려는 생각부터 고쳐 가면 어떨까요? 그래서 아이들의 맑은 영혼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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