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사 636억 투입 추가 방수로 조성 계획

사전협의 부족 저수량 확대 등 현실적 문제도

불갑저수지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홍수대비 추가 방수로가 조성될 계획이다. 하지만, 물부족 상황에 현실성이 떨어지고 주민협의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6일 오전 10시 불갑면사무소에서 불갑저수지 치수능력 확대사업 기본계획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다 사전설명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는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이 사업은 기상이변 및 폭우로 인한 월류나 제방 붕괴에 대비해 재해안전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사업비 636억원을 투입해 불갑저수지에 기존 방수로와는 별도로 터널식(15m*420m) 추가 방수로와 수문(4), 진입도로(687m)를 조성할 계획이다.

쉽게 말해 수백mm의 폭우가 갑자기 쏟아져 기존 방수로로 물을 빼지 못해 제방이 붕괴될 상황에 대비해 수문계폐 방식의 초당 1,111톤 규모의 또다른 방수로를 만든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1996년 연천댐과 2002년 동막·장현저수지 등이 물넘이 및 제방 붕괴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재해대비 수리시설 설계기준을 개정했다. 유역면적 2,500ha이상, 총저수량 500만톤 이상 저수지 및 하류 도시 또는 집단주거지역, 인명피해 우려가 있는 저수지가 대상이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저수지 3,391개소 중 41개소(1.2%)가 개선이 필요한 가능최대홍수량(PMF)에 포함돼 34곳이 치수능력 확대사업을 완료하고 3곳이 공사 중이며 불갑제를 포함한 4곳만 남았다.

사업이 완료되면 초당 최대 방류량이 기존 457톤에서 1,568톤으로 3배 이상 늘어나 제방이 붕괴되는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홍수대비 능력이 높아진다는 긍정적 효과에도 주민들은 사업추진 이전에 충분한 사전설명이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산 지하로 대형 물터널이 만들어지는데다 이 물은 기존 방수로에서 내보낸 물과 덕산가든 옆 불갑천에서 Y자 형태로 다시 합류돼 2차 피해도 우려됐다. 또한, 1,500만톤 규모인 불갑저수지는 장성 평림댐 물을 끌어올 정도로 해마다 물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도 저수량을 늘리는 시급한 가뭄 대책은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농어촌공사 측은 주목적은 제방붕괴를 막는 것이지만 사업 완료 후 대응력이 높아지면 현행 최대 담수량을 80%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다추가 방수로를 인근 건무천 방향으로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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