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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 42년의 회고(回顧)와 공직자의 자세
이숙재/ 전 전남도청 농업기술원/국제농업박람회/지방농업연구관/행정학(농업정책)박사
2017년 08월 18일 (금) 11:25:39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청년실업의 증가와 취업의 어려움으로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 응시자가 답안지를 훔치고 컴퓨터를 조작, 자신을 합격자 명단에 추가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 일간지는 꿈을 좇는 건 바보 사노비(私奴婢=회사)’보단공노비(公務員)’를 선택했다. 라면서 공무원의 인기를 강조한바 있다. 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입, 정년 보장, 퇴직 이후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으로 요약하고 있다.

최근에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인 베이비부머(baby boomer/1955~1963년생)세대들이 공직에서 은퇴하면서 신규공무원의 선발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18, 3회 지방공무원시험 1차 합격자를 발표한 전라남도에서는 810명의 선발 공무원을 대상으로 818~24일까지 면접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영광군에서는 49명을 신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금년 하반기에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4~6회까지 지속적으로 선발하여 우수한 인재 등용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임용된 공무원들이 재직기간 중 신분을 망각하고 비리 사건에 연루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청렴의무임에도 비리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공직사회 기강이 나태해진 것으로 일벌백계의 엄중한 처벌과 더불어 공직기강과 범죄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필자는 197658일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지도직으로 15, 1992년 전직시험을 거쳐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연구직으로 27(중국파견 1)의 공직을 회상하면서 사회적으로 어려웠던 시절과 임용시험의 어려움, 공직에서의 꾸준한 노력으로 얻어진 보람, 그리고 공직사회에서 느낀 점을 피력하고자 한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고 했던가? 공직생활의 정점에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청소년기에는 호구지책(糊口之策)이 우선이라 인문계 보다는 농상업 등 실업계 학생 수가 많았고 그게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필자는 농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당시엔 취업문이 그리 넓지 않았지만 문교부(현 교육부)는 시대상에 어울리게 실업계 학교별 성적우수자 추천 공무원채용제도(특채)를 시행하고 있었다. 다행히 졸업과 동시에 학교에서 추천서를 제출하라고 연락이 와서 선생님을 뵈었는데무시험으로 채용되어 곧 발령이 날 테니 집에서 기다려라하였다.

그러나 4월 중순 논일을 하던 중 받아본 배달증명이 시험통지서였고 6일 후가 시험일이었다. 다행히 깜깜속 시험에서 행운의 합격통지서를 받고 농촌지도사(9)로 출근을 하니 국가직 공무원이지만 전망이 없으니 빨리 행정직으로 전직하라선배들의 권고였다. 그러나 전공에 충실하기로 한 그때의 다짐이 오늘까지 이어져 총 42년의 긴 여정이 될 줄이야.

공직생활의 신조는 겸손, 성실, 직장 화합이었고 모교의 명예를 알리고 동급생에게 떳떳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였다. 한국방송통신대학을 거쳐 농촌진흥청 연수중에 석사(최우수 논문상 수상), 연구직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또한 중국인과 소통하고 원활한 교류를 위해 매일 아침 7시에 도청에서 운영하는 중국어 학습(3)에 참가한 결과 1년간 중국(절강성 항주)연수를 다녀왔고 이후 농업기술원의 중국 방문단 안내를 도맡았으며 HSK(中國漢語水平考試) 4급 자격도 취득하였다.

공직생활 중 애환도 많았지만 보람도 컸다. 농업관련 공직자로서 입사초기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논밭두렁을 다니면서 농민들과 막걸리를 마시고 새참으로 점심을 함께 하던 시절도 많았다. 결국 쌀, 보리 등 자급달성의 녹색혁명과 하우스 시설재배에 의한 백색혁명이 이루어졌고 버섯의 품종육성(흑목이 2) 및 재배법 개발, 오이, 호박 등 박과채소의 현장연구와 기술지원이 농업인의 소득증대로 이어진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자화자찬만 늘어놓아 외람되오나 42년간 9개 기관에 근무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내용을 통해 후배 공직자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자신이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 성과를 홍보할 줄 알아야 한다.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들은 열심히 일하고 화합할 줄 아는 직원들에게 고가점수를 주고 있다. 물론 친교의 사적인 만남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업무에 소홀히 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생활한다면 난망하겠죠. 그리고 일의 성과를 알리는 것도 하나의 자기 홍보가 될 수 있으니 시기적으로 잘 챙겨야 할 것이며 신규자들은 입사 초기의 첫인상이 공직생활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직원들이 부대끼는 시간은 가정보다 직장이 더 길다. 소통은 상대방의 존중에서 나오고 존칭어 사용은 인간관계 설정에 필수적이다. 사무실내 언어사용 중에 야! ○○! 라고 함부로 해라하는 명령어가 자주 쓰이는데 이런 말은 삼갔으면 좋겠다. 습관이란 한번 몸에 배이면 빨리 고쳐지지 않는다. 직원들은 각자의 직위와 직책, 학위 등이 있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이름과 호칭을 불러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울러 호칭 중 가장 틀리기 쉬운 사례를 소개하겠다. 상사에게 존칭을 쓰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집무실에 자를 붙이는 경우는 틀린 것이다. 군수실이 분명 맞는 표현임에도 뒤에 님을 꼭 붙여 호칭하는 직원들이 많다. 쉽게 생각해서 군수실은 무생물체이므로 님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군수실 또는 군수님 집무실로 부르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므로 이를 선용했으면 좋겠다.

셋째.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물론 상사의 직원평가는 좋거나 서운함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격의 온순함과 까다로움, 뒤 배경의 유무에 따라 차별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온순한 직원을 크게 꾸짖어 사무실 분위기를 휘어잡는 행위는 정말로 가슴이 아팠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직원이라면 가슴에 큰 상처가 되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넷째, 상사나 동료관계가 소원할 때는 일찍 해소해야 한다. 오해가 쌓이면 확대 재생산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특히 지금의 상사가 자리에서 떠나면 그만 일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모든 내용들이 인수인계되어 연좌제로 작용하는 경우를 보아 왔기 때문이다.

이즈음에서 생각나는 시가 하나있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에서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표현이 있다. 이제, 자연에 순응하고 42년의 아름다움과 이별하면서 필자가 공직에 있는 딸과 아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주문으로 나머지 조언을 대신하려 한다. 공자님의 가르침에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과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이웃이 있다.)이 논어에서 나온다.

끝으로 영광군을 비롯한 각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고 근무했던 많은 동료들과 지인들이 그래! 이숙재라는 사람 그저 성실하고 괜찮은 사람이었어.’ 라고 기억해 준다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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