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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박혜숙/ 수필가
2017년 10월 23일 (월) 10:46:12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사랑이라는 이유로 하얗게 새운 많은 밤들 이젠 멀어져 기억 속으로 묻혀~~나의 눈물이 너의 뒷모습으로 가득 고여도 나는 너를 떠날 수 없을 것만 같아라는 아름다운 가사로 사랑을 노래하던 이가 있었다. 고 김광석이란 가수다. 그 가수에 뒷모습을 지금에 와서 아득하게 바라보게 된다.

우리에 삶과 사랑, 인생을 정갈스럽게 노래하던 가수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자살이다 아니다 라는 것으로 뒤숭숭하다. 그는 우리 곁을 왜 그리 빨리 떠났을까? 부인이 텔레비젼에 나와서 뭔가를 설명해야하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이건 뭘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놀란 감정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의붓아버지가 아내를 성폭행을 하고 그 충격으로 아내가 자살에 이르고 이를 비관한 본인이 자살을 결심한, 그러기 위해 준비한 수면제를 딸 친구인 여중생이 잘못 먹어 사고로 이어졌다는 추리 소설 같은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고 있다. 희귀병을 앓아서 어금니만 남아있고 본인과 같은 병을 물려받은 딸을 극진히 돌본 사연으로 언론에 소개되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던 사람이다.

그래서 얻은 어금니 아빠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사건화 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좋은 일이 아닌 건 분명하다. 한때는 아니 현재 가족인 사람들과의 인연에서 비롯된 일련의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사람사이의 만남과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떠올리게 된다. 모두들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들이였을 것이다. 요즘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상대와 디지털 사랑을 나누는 시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썸타기를 먼저 하는 시대이다. 어떻게 사랑을 마주해야 할까? 우리가 살아가는 삶 언저리에 사랑 아닌 곳이 어디 있을까?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주창윤 교수는 현대인은 정서의 불안과 허기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한다. 관계의 시대를 넘어 연결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사이의 연결과 생활의 일부가 된 컴퓨터와 스마트폰 속에서 함께 산다. 컴퓨터에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하듯, 원한다면 언제든 연결하고 끊을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연결하기에 집착 한다. 연결이 쉬어진 만큼이나 관계의 단절도 쉽다. 그러나 거기에서 오는 상처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데 불필요한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다만 빠르고 쉽게 사랑에 성공하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더 많은 상대와 사랑을 나눌 수 있기도 바란다. 그러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아직도 낭만적이고 운명적 사랑을 꿈꾼다.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사랑의 삼각이론을 제시하였다. 사랑의 3요소로 친밀감, 열정, 약속이라고 이야기 한다. 정서적인 것으로 따뜻하고 가까이 있으며 함께 있다고 느끼는 상태를 친밀감으로 이야기 하고 낭만적이고 신체적인 매력을 느껴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욕망을 열정으로 그 다음으로는 단기적으로 상대를 사랑하겠다는 약속과 장기적으로 그 사랑을 지키겠다는 헌신으로 이야기 한다. 열정은 매우 빠르게 생겨나 곧 한계에 도달합니다. 친밀감은 열절만큼 빠르게 타오르진 않지만 꾸준히 상승하며 점차 완만합니다. 약속 헌신은 시간과 정비례해서 강도가 높아진다.

친밀감과 열정이 결합되면 낭만적 사랑, 약속과 헌신만 있으면 공허한 사랑, 친밀감과 약속 헌신이 만나면 동반자적 사랑이라고 한다. 한국인부부의 경우 약속과 헌신의 평균점수가 높고 열정의 평균점수가 낮다고 한다. 나는 어디에 해당되고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이미 사랑을 알고 있다. 왜 사랑이 하고 싶은지 왜 필요한지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랑의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뒤로하고 21세기 우리의 현재는 어떠한가! 아직도 명절이 지나고 나면 교통대란 만큼이나 가정대란도 일어난다. 지난 법원행정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설날과 추석 전후 10일간 하루 평균 577건의 이혼신청이 접수됐다고 한다. 전체 이혼신청의 20% 이상이 명절 전후 이루어진다. 누구네 집에 먼저가고, 왜 너희 집에서만 오래 머물다 와야 하는 거야?' 라는 것으로 감정이 상하게 되어 이혼까지 결심하게 된다. 조금은 작은 일로 여겨지는 것이 이혼사유일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평소 생활하면서 쌓였던 부부갈등이 이어졌을 것이다. 약속만이 존재하는 공허한 세대여서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희생을 원치 않는 요즘세대도 안전한건 아니다. 로그인 하나로 만나고 끊기가 쉬운 만큼 계속 이동해야하는 디지털 유목문화의 특징상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내 삶에 사랑이 어디쯤 와있는지 점검 해보자. 추워지기 전 보일러에 먼지를 털고 기름칠을 하지 않는가? 함께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인 사랑, 그 이름으로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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