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 자유시장․ 경북 예천군 용궁시장

영광신문은 201710월부터 10회에 걸쳐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상품개발과 진열, 주민참여 프로그램운영, 상거래기반구축, 핵점포 운영 등 시장활성화가 활발한 시장을 소개했다. 본지는 시장활성화에 이어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전통시장 내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의 콘텐츠 개발로 시장경영혁신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골목형시장의 네 번째 테마인 협력 우수시장’ 4곳을 소개 한다. <편집자 주>

 

피아노 계단 음률에 고객들 어깨가 들썩들썩

시장은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다

강원도 원주에는 백화점 같은 전통시장이 있다. 피아노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화사한 선율이 고객을 반긴다. 벽에는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트릭아트 작품이 뽐낸다. 호랑이가 벽에서 튀어나와 만두를 먹고, 악어가 돈가스를 맛본다. 단지 30여년이 넘은 콘크리트 덩어리였던 건물이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바로 자유시장 얘기다.

강원 원주에 위치한 60년 전통의 자유시장은 일반적인 시장과는 달리 쇼핑타운 같은 건물 안에 점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원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지하 1, 지상 2층으로 450여 개 점포가 있다. 세월을 고스란히 반영했던 노후한 건물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재미있는 벽화와 밝은 실내장식, 통일된 간판으로 분위기가 한층 젊어졌다.

요즘은 아이들이 먼저 시장을 가자고 졸라서 따라 나선다고 한다. 아이들은 피아노 계단이 선율에 맞춰 경쾌하게 오르내리고 사람들은 트릭아트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지며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돈가스, 수제만두, 분식, 국밥 등은 TV에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트릭아트에 그려져 있는 호랑이와 악어도 이 맛을 잊지 못해 벽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나름 경쟁력 있는 품목들을 갖추고 있지만 좋은 상품만으로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그것이 자유시장인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변화한 이유다.

원주 랜드마크 시계탑 새단장

자유시장의 시계탑도 그러한 취지에서 재건립했다. 시계탑은 원주의 상징중의 하나이자 예전부터 사람들이 약속을 하는 장소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존재가 희미해졌다. 다시 원주의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 자유를 상징하는 구름과 전통시장을 의미하는 단청 무늬를 활용해 푸른 미래를 꿈꾸는 시장분위기를 표현했다. 상단 가로 2m, 세로 1.6m, 높이 6m 규모로 LED조명과 GPS시계가 설치됐으며 휴식용 벤치 3개도 마련했다.

이번 사업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됐다. 시계탑, 만두 조리법 개발, 피아노 계단과 벽화, 캐릭터와 무인쿠폰기 등이 각기 특색을 뽐내면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특히 만두 조리법의 개발은 자유시장의 새로운 도전이다. 먹거리 중 돈가스에 대한 편중이 심하다 보니 원주 대표 먹거리인 만두에 대한 특화가 필요했다. 김치, 고기만두만이 아닌 조엄밤고구마 땅콩만두, 황태만두, 닭강정만두 등 새로운 만두들을 만들었다. 전통의 맛에 현대의 맛을 더하여 고객층을 확대하고자 하는 시도다. 시식회 등을 통해 할머니들이 직접 빚는 원주 만두에 대한 홍보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수제만두의 명성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I 개발로 새롭고 즐거운 시장을 만들다

이런 모든 노력들에 정점을 찍는 것이 BI 개발이다. 자유시장 하면 떠오르는 특화된 상징이 필요했다. 시장 콘셉트를 완전하게 녹여낼 수 있는 몇 가지 시안을 갖고 상인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BI는 이제 자유시장의 상징으로서 새로운 고객층 확보와 매출 증가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포장재, 비닐봉투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지도를 넓혀나가고 있다. 유니폼, 앞치마 등에도 새겨 넣었다. 통일된 앞치마는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겨움은 그대로, 편리함과 깨끗함은 새로운 자유시장. 그 자유로운 도전은 멈추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고객 입맛에 맞는 새로운 변신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자유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특성에 맞는 아이템 발굴이 최우선이죠. 이는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나올 수 있다면서 모두가 의견을 내고 취합해 나온 결과물인 피아노 계단은 시장 특색을 널리 알리는 아이템이 됐다. 앞으로도 자생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피아노 계단, 시계탑 설치 등 고객 맞춤형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고객 발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시장은 콘텐츠이자 분위기이다. 백화점 같은 산뜻한 연출에 주력한 것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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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용궁시장이 떠오르다

용왕, 용궁시장에 터를 잡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는 용이 몸을 동그랗게 말아 섬처럼 만든 지형으로 유명하다. 회룡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용궁시장에 가면 잠들어 있는 용의 머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용궁시장은 이번 사업 이전까지 통일되고 정형화된 시장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었다. 시장 내 제유소와 순대국밥집을 제외하고는 4일과 9일에 모여드는 5일장이 시장에 소소한 활기를 전해줄 뿐이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용궁시장에는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용궁시장의 콘셉트 설정과 디자인 작업을 위한 이야기꺼리가 필요했다. “달에서 절구질을 하며 순대를 만들던 토끼가 부족한 맛을 채우기 위해 용왕이 고소함의 비결을 숨긴 이곳 용궁시장까지 찾아와 숨겨진 고소함의 비결을 찾는다.”는 다소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새로 만들었다. 용궁시장은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BI용궁이라는 글자에 기와지붕 이미지를 섞어 글자마저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시장 곳곳에 이 BI가 계속 적용될 것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장을 브랜드화 할 것이다. 다음으로 용궁시장은 볼거리 제공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고소함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탐색에 나서는 토끼, 그리고 용왕이 아끼는 고소함을 지켜야 하는 거북이의 고군분투를 벽화에 그렸다. 또한 시장 남쪽에 거대한 비닐하우스를 깨끗이 고치고 입구에는 거대한 용머리를 만들었다. 10m 높이의 용머리는 큰 입을 벌리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맛있는 냄새를 쫓아 용의 아가리로 들어가자

용궁시장이 준비한 또 다른 핵심사업은 바로 새로운 먹거리의 창출이다. 용궁시장에는 이미 유명한 먹거리가 있다. 순대와 순대국밥, 별주부전빵, 토끼간빵, 그리고 용궁막걸리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전국으로 여행을 다니는 젊은 가족여행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부족했다. 용궁시장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아이들이나 순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순대 속재료로 고로케를 만든 용궁거북알, 용궁순대와 특제비빔소스에 고소한 용궁시장의 기름을 넣어 만든 비벼용(비빔밥), 깨를 묻혀 먹는 깨돌이&깨순이 핫도그, 피자를 응용한 용궁꽃빵이 바로 그것이다. 포장할 포장용기에도 새로 개발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먹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있다.

함께하는 화합의 장, 용궁시장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이득은 사실 120% 이상의 매출 상승과 200% 이상의 방문객 수 증가 같은 가시적 성과뿐만이 아니다. 이번 기회로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 인근 농가의 농민들까지 함께 사업에 참여하며 단합을 했다는 부분이다. 이들 모두가 참여한 협동조합의 단결을 통해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조합은 사업이 끝난 후에도 이런 긍정적 변화를 지속시킬 원동력이 되어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 것이다. 용궁시장은 앞으로 주민 생활형 특화시장으로 자리 잡으며 주민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용궁시장 상인회장은 용궁시장은 역사와 관광,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시장이다면서 만약 이곳에 찾아온다면 이곳이 왜 용궁시장인지 알 수 있게 만들고 싶다. 또 용의 뱃속에 들어와 보니 풍성하고 맛이 좋은 먹거리가 있네? 이런 재미있는 반응이 보고 싶었다. 이런 활기가 중요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특화성공 Point

용궁이라는 이름이 가진 스토리텔링을 통한 복합문화공간조성으로 용궁시장을 랜드마크화 했다. 또 스토리를 담은 먹거리를 개발하여 용궁시장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먹을거리와 다채로운 즐거움까지 제공하여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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