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나리에 부분 철거 후 지중화 및 가로정비

사업 거꾸로 하고 10년 만에 제정신 돌아오나

영광군이 전문가 지적 등을 무시하고 혈세를 낭비했던 곳에 다시 수십억원을 쏟아 붓는다. 사업 우선순위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데는 10여년이 걸렸다.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내년 총사업비 50여억원을 투입해 농협중앙회에서 학정교차로 구간을 대상으로 인도정비와 전선 지중화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면 불법주정차 차량 등에 얽혀 최악의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곳이다. 이에 군은 기존 가로수와 전신주 등을 모두 제거하고 가로등을 신설하며 관련 전선 등은 모두 지중화 한다. 기존 인도 폭은 줄이고 턱을 도로 높이와 맞추되 확보한 도로 양차선에는 주정차 구간을 조성한다.

특히, 군은 15,000여만원을 투입해 이 구간에 설치된 루미나리에 등을 철거하고 매일시장에서 사거리 일방통행길 구간의 나머지 루미나리에는 LED교체 및 녹제거 등 개보수 작업을 실시한다. 인도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지만 고질적인 주정차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 구도심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 일대는 주차공간이 없어 상점 이용률이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심지어는 사거리에서 일방통행길에만 빈상가가 40여곳이 넘을 정도로 상권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구도심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행정도 한몫 했다는 지적을 면키는 어렵다. 군은 지난 2008년 정부 특별교부세 9억을 집행하기 위해 타지역에선 이미 철거에 들어간 루미나리에 사업을 추진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업 보다는 복잡한 사거리 구조를 감안해 전선 지중화나 간판 등 가로정비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 없이 루미나리에만 설치할 경우 기둥 때문에 주차난만 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추진위원회까지 구성돼 강행된 이 사업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정부의 전기절약 지침에 불도 제대로 못 켜면서 사거리는 가로등 없는 암흑에 주차불편까지 겹쳐 상권은 더 침체됐다. 200812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6만개의 LED 전구로 화려한 불을 밝혔던 루미나리에는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줄 등 3년만에 흉물로 전락해 철거 주장이 이어졌다.

영광군이 사업의 우선순위를 찾는데 10여년이 걸리긴 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간판정비와 주정차 대책을, 장기적으로는 노후건물 매입 철거를 통한 도로확장 등 도시계획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