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는 대전 라도무스아트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지방의회의 국내외 연수활동 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거나 외유성 해외 관광을 하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협의회는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과 도우미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극약처방으로 해외 연수 자제를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가 다시 시작되면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는 언제나 말썽이었다. 지방의회 초기 해외연수는 그래도 건전했다. 지역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이 5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관광프로그램으로 채웠다.

그래도 이 50%가 연수효과를 창출했다. 이 때문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은 연수 일정이 너무도 빠듯하며 힘들었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패턴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축소되더니 급기야 연수 일정은 10% 이하로 추락했다. 첫 번째가 연수이고 두번째가 관광인데 결국은 앞뒤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의원을 지낸 인물들은 말이 연수이지 해외관광이었다고 지적한다. 언제나 해외연수에는 공무원들이 동행하면서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다 보니 더욱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자책했다.

영광군의회도 지난해 10월 실시한 해외연수를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다녀왔다. 명색이 의원연수를 일반 관광객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어불설성이다.

군의회는 의원 전원이 함께 해외연수를 떠날 수가 없고 적은 인원으로 단독행사가 어려웠다는 해명이다. 의회의 해명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의원 해외연수 본연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 안타깝다.

해외연수를 통해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보다는 정해진 예산 쓰기가 우선인 듯싶다. 지방의회의 실정은 비슷하다. 해외연수를 다녀오기 위한 인원이 부족함이다.

이에 제안한다. 현재 강필구 의장이 맡고 있는 전국의장협의회 등에서 지방의회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수분야와 지역, 일정 등을 전국 지방의회에 공지하고 희망하는 지방의원들이 합동으로 연수를 진행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연수지 선정과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으로 지방의회 발전은 물론 공공정보 교환도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한다.

위기에 처한 해외연수의 공공성 회복차원에서도 검토해야 한다. 이번에 사고가 터진 예천군의회 같은 권위적인 파행과 퇴폐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가 있다. 지방의회의 해외연수도 이제는 개혁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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