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러운 풍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화덕을 직접 만드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오븐·가스레인지처럼 조리하는 화덕 만들기 인기

적정기술을 통해 가스·전기 없이 사용가능한 수제 화덕

대마면 남산리 태청산 산기슭에 자리 잡은 생명평화마을은 각지각처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531일부터 62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화덕 만들기 워크숍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왔다. 이곳 내에 바우다른세상연구소는 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 작가와 뜻을 모은 연구원들이 함께 일군 공간이다. 공동체를 이뤄 자연과 교감하며 환경을 해치지 않고 주변의 자원들로 살아가는 생태적인 삶을 연구한다. 얼마 전부터 전문가를 초빙해 삶에 도움이 되는 적정기술을 보급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번 적정기술은 가스와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오븐,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화덕이다. 같은 공간에 머물며 3일 동안 화덕에 대해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보는 실습을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 직접 사용할 것을 생각해 오븐 형태의 화덕과 가마솥을 올리는 화덕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주변 환경에 맞는 화덕을 구상하고, 화덕이 들어설 자리를 다진다. 특히 수평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바닥을 평평하게 잘 다져야 한다. 바닥 작업이 끝나면 오븐을 올리고 땔감을 보관할 하부 받침대를 준비한다. 불에 강한 내화성 벽돌로 미리 설계한 모양에 맞게 화덕을 촘촘히 쌓아 올린다. 땔감과 요리를 넣을 앞문과 연기가 빠져나올 연통을 빼먹지 않고 설치한다. 연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모르타르를 빈틈없이 잘 발라줘야 한다. 모양새를 잘 잡아주고 외벽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화덕오븐이 완성된다.

주의해야 할 점을 위트 있게 설명하는 김영주 강사와 20여명의 수강자들의 모습에는 얼른 화덕을 완성할 기대로 가득하다.

황대권 작가는 전기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적정기술을 최첨단기술의 보조적인 역할로 보급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나 가스를 안 쓰고 땔감으로 불을 지피는 화덕은 확실히 전기오븐과 가스레인지보다 요리하기가 번거롭다. 불을 신경 써야 하고 요리가 타진 않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가족들과 뜰에 모여앉아 정성과 수고를 더해가며 만들어 먹는 음식은 화덕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미로 가득하다.

경남 창원에서 온 이혜리(31) 씨는 이전부터 지속가능한 삶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농부가 재배한 우리밀과 직접 제작한 화덕으로 만든 발효빵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생각이다. 이 씨는 올바른 먹거리를 나누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전했다. 자택에 직접 설치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다 소식을 알고 강원도 춘천에서 찾아온 김병성(63)씨도 함께 했다.

바우다른세상연구소는 앞으로도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적정기술을 나눌 예정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