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진 / 광신대학교 복지상담융합학부, 사회복지학박사

생각이 현실을 만들어낸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펼쳐진다. 그리고 생각을 바꾸면 삶이 변한다. 새로운 생각을 하면 새로운 현실이 형성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게으른 것도 아니다. 중요한 무언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즉 새로운 생각은 늘 우리를 두렵게 하고 놀라게 한다. 그래서 새로운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시 예전의 생각으로 돌아가게 된다.

누구나 생각을 전환하면 자신의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은 이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다. 또한 이를 실천하면서 생각을 전환하자 즉각적인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화에는 저항하려는, 보이지 힘이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구태의연한 패턴을 반복한다. ‘생각의 전환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생각의 전환을 가로막는 저항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큼 똑똑한 인재들에게 부족한 것은(그 어떤 역량보다도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다. 사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 약하다. 똑똑하기에 굳이 스트레스를 견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피해갈 방법(이직, 퇴사, 창업 등)이 눈에 보이기에 그것을 견뎌가며 업무를 지속적으로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아니 실패의 결과조차도 내지 못한다. 한 번도 끝까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되면 매번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회사를, 조직을 옮겨 다니는 도피자의 삶을 살 뿐이다.

주변에 좀 똑똑하다 싶은 인재들이 눈에 띈다면, 가장 먼저 그들이 스트레스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 지켜봐라. 스트레스를 제대로 견디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뛰어나도 금세 좌절하거나 열정이 사그라들 것이다. 열정을 리더가 불어 넣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말 훌륭한 인재라면 자가 발전하며 열정을 만들어내며 스트레스마저도 견딜 것이다.

삶은 견딤이고 믿음도 견딤이다. 세상 사람들은 도전하다가 포기, 절망 상태 이르게 되면 수동이다.으로 변하는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기다리는 것이다. 견디는 것이다.

소설가 박완서는 고난이 많았다. 남편 죽고 몇 달 되어 아들이 죽는다. 깊은 고통 속에 책을 쓴다. “한 말씀만 하소서”(2004) 신께 항의하는 냄새가 난다. 그는 분노한다. 자신의 극한 고통과는 무관하게 세상은 잘 돌아간다. 분노가 치민다. 생명을 주관하는 하나님에 대한 분노가 있다. 이래도 되는 거냐? 당혹과 슬픔과 분노 속에 다시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좌절의 바닥에서 올라오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나중에 묻는다. “고통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아니다. 난 고통을 극복하지 않았다.” “그럼 뭐냐?”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극복은 상대를 부정하는 것이다. 파괴하는 것이다.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극복하자고 그 모든 것을 부수고,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견딜 뿐이다. 솔로몬 재판을 아는가? 가짜는 그 상황을 극복하려 했다. 아기가 파괴되고 부정되는 것은 상관없다. 자기 입장만 극복되면 된다. 반면 진짜 엄마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 사랑하는 아기가 파괴되고, 부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해를 감수하고 견딘다. 그게 진짜다.

종종 이런 말을 듣곤 했을 것이다. 왜 바보같이 가만히 있나? 왜 견디기만 하나?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든 사회든 상관없다. 일단 사랑하면 극복할 수 없다. 다만 견딜 뿐이다. 부정되고 파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극복하려다가 죽임당한다. 믿음의 사람은 생명에 관심이 있다. 생명을 살리려 한다. 그래서 언제나 극복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견딘다.

믿음과 삶은 견딤이다. 견딤이 주는 유익이 있을까? “폼롤러라는 운동 기구는 등에 대고 구르는 동작을 하는 기구다. 어정쩡한 자세로 견디는 기구다. 생각보다 힘들다. 견디게 하는 기구다. 그러는 동안 근육이 자란다. 견딤을 통해서 삶의 근육도 자란다. 견딤은 강함을 준다.

세상, 삶은 지체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초조해서 조바심낼 뿐이다. 견딤이 있으면 삶의 타이밍에 맞출 수 있다. 믿음, 견딤이 없는 사람은 헛발질한다. 견딤이 없는 사람은 항상 헛타이밍으로 고생한다. 내 시간표와 삶의 시간표가 다르다. 삶의 시간표를 맞추는 길은 믿음, 견딤 밖에 없다. 믿음이 견딤이다. 가볍게 살지 말라. 견딤의 믿음을 통해서 굳건히 서자. 그게 사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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