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영광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영광신문 편집위원

415총선, 민주당 압승

코로나19의 엄중함 속에 치러진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영남을 제외한 호남과 서울, 경기지역을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면서 국회 제석의원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지역구의석 163석을 휩쓸었다.

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 시민당의 의석수 17석과 효자당이라고 주장하는 열린 민주당의 3석 등 이른바 범여권으로 불리는 진보진영의 의석수를 합해 182석이라는 거대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1960, 4·19혁명 후 혁명의 후폭풍으로 치러졌던 5대 국회의원 선거와 5·16 쿠테타와 유신정권이라는 특수한 상황하에서 치러졌던 민주공화당의 과반이 넘는 의석수 비율을 제외한다면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압도적 승리였다.

이제 민주당은 20대에서처럼 패스트법안 처리를 위해 국민과 언론의 눈치를 봐가며 4+1이라는 기괴한 협의체를 만들지 않더라도 개헌을 제외한 그 어떠한 것도 마음만 먹으면 단독으로 처리 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이 된 것이다.

이번 총선의 승리로 문재인정부 후반기의 레임덕(권력누수)에 대한 우려가 일시에 사라지면서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대북정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낙연, 이개호 후보자 당선

한국 정치 1번지라는 서울 종로선거구에 출마했던 우리지역 출신 이낙연 전 총리가 예상대로 황교안 야당 대표를 누르고 당선이 되었다.

차기 권력을 놓고 다투는 대권주자로 여야를 대표하는 두 거물의 격전지였기에 전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낙연후보가 완승을 거둠으로써 황대표를 대권에서 멀리 따돌려 놓았다.

이번 총선을 통해 이낙연의 국민적 열망이 드러남으로써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등 차기 대권을 꿈꾸는 여권의 주자들이 움츠러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 지역인 담양, 장성, 함평, 영광을 지역구로 선거를 치렀던 이개호 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처음부터 지역의 여론은 그의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당선의 유무보다는 얼마나 많은 표를 얻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이개호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에 힘입어 전국에서 두 번째 최다득표율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역의 유권자들은 일벌레 같은 그의 능력을 믿고 그를 압도적으로 당선을 시켜 전국최다 득표율 당선자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자천타천 전남도지사 물망에 오르는 등 앞으로 그의 더 큰 정치행보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계해야 할 오만의 정치

민주당이 압승을 했다고 자만하거나 오만에 빠져서는 않된다.

이번 총선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코로나 펜데믹의 난국을 빨리 극복해주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절실한 여망이 투표에 반영된 선거였다.

특히 지난 20대 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표를 몰아주었던 호남의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주었던 이면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명맥을 이어 영남이 아닌 호남출신 이낙연 전 전남지사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호남인들의 민의가 크게 함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그러나 벌써부터 총선 민의를 왜곡하려는 듯한 일부 정치인들이 있어 안타깝다.

당시 민주당의 발의로 여야 합의하에 만들었던 국회선진화 법 폐지가 벌써부터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며 공수처법 실행의 우위에 서기위해 의원 꿔주기로 비례정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들려 하는 꼼수정치, 당선자증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의원을 내편으로 바꿔치기 하려는 구태정치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총선에서 압승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정권을 휘청이게 할 수 있는 사건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지금 법원에 계류 중이거나 수사 중인 울산선거개입사건이나 라임사건, 조국사건, 두르킹 재판 등등 산적한 사건들을 헤치고 원활하게 정책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싯점이다.

이낙연당선자가 당선인사에서 몸을 낮추며 겸손했던 것도 민주당이 자만하거나 오만에 빠져 국민의 지지를 잃어서는 않된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기각 후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152석으로 과반를 차지했지만 18대 총선에서 참패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정권마저 빼앗겨버린 뼈아픈 기억을 결코 잊어서는 않될 일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