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영광에서 가문의 영광입니다”
6·25 참전 유공자 무공훈장 후손에 물려주다

‘6·25전쟁 참전자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0일 참전 유공자의 무공훈장을 그 자녀에게 전달하는 전수식을 가졌다. 사진은 금성화랑 무공훈장 수훈자인 황규필 하사의 가족.

19506, 수많은 젊은이가 전쟁터로 불려갔다. 나라를 위한 이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70년이 흐른 오늘까지 한반도에는 평화가 이어진다. 이젠 익숙해져 버린 평화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우리는 잊어선 안 된다.

무공훈장은 전시(戰時)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뚜렷한 공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6·25전쟁 당시 전공으로 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긴박한 전장 상황으로 인해 실물 훈장과 증서를 받지 못한 인원이 56,000여명에 달한다. 국방부 및 육군본부에서는 더 늦기 전에 주인 잃은 무공훈장이 영웅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단은 영광군의 협조로 우리 지역에서 11명의 6·25 무공훈장의 주인공을 찾았다.

지난 30일 영광군청 3층 대회의실에서 무공훈장 수여식이 거행됐다. 전수대상자는 금성화랑 무공훈장에 황규필 하사, 무성화랑 무공훈장에 정병양 이등중사, 성윤제 상병, 진원석 상병, 김두천 일병, 박동실 상병, 홍용의, 이형범 일병, 송만호 일병, 김문배 상병, 박이봉 일병 등 11명이다.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1명을 제외한 10명의 유가족대표에게 훈장을 전수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영광군을 대표해 6·25 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헌신하셨던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故 황규필 하사의 장남 황삼배(63) 씨.
故 황규필 하사의 장남 황삼배(63) 씨.

연락이 오기까지 전혀 몰랐어요.” 황규필 하사의 장남 황삼배(63) 씨는 더 일찍 아버지의 훈장을 되찾지 못한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11살 국민학생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는 강경하신 분이었다. 주위 어르신들께 전해 듣기론 6·25 전쟁 이후에도 백수 노령산맥 등지에서 빨치산으로부터 지역 사람들을 구해내는 활동을 하셨다고 한다. 전쟁 때 먹을 것이 없어 동료들과 구정물에서 밥알을 건져먹으며 버텼던 일, 중공군 포로로 끌려가던 도중에 탈출했던 일들. 고향에서 만난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생전에 해주신 이야기를 떠올린다. 나라의 영웅이신 아버지는 역사 속에 잊히는 듯하다가 이번 사업으로 명예를 되찾게 되셨다.

영광에서 참 영광스런 일이네요.” 지나가듯 한 말처럼 당신께서 직접 훈장을 받으셨다면 얼마나 영광스럽고 명예로우셨을까. 수여식에 참석한 모든 유가족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버지 대신 금성화랑 무공훈장을 전수받은 황 씨는 늦게나마 아버님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감사를 표하면서도 일찍 국가가 이런 일들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한 분이라도 더 찾아드리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는 게 조사단의 임무입니다.” 훈장수훈자들의 대부분이 돌아가시고 생존자도 90세 전·후로 고령이신지라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최재원 소령(조사단 1팀장)훈장 찾아주기 사업은 생존자뿐만 아니라 유가족분들도 관심을 갖고 조사단으로 연락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구국의 일념으로 헌신하였던 호국영웅과 유가족들의 명예고양을 위한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에 군민 모두의 도움이 절실하다.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 전화번호는 1661-7625.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