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염전을 새우 양식장으로 되살린 손주
첫 실패 딛고 일어서 매해 15~20t 출하

15년 넘게 친환경 무항생제 새우 양식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힘써온 염산 옥실리의 한 양식장을 찾았다.

 

새우가 달다 달아싱싱한 새우 맛에 흠뻑~

염산면 옥실리 작은 마을에 위치한 한 양식장에는 수차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양식장을 등지고 서면 바다너머 향화도항에 들어선 칠산타워와 칠산대교가 손에 잡힐 듯하다. 향화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 쌍둥이새우양식장에는 제철 맞은 새우들이 가득하다.

흰다리새우를 양식하는 쌍둥이양식장은 사장이 쌍둥이다. 정확히는 쌍둥이 형제 중 동생 쪽인 김재곤 대표가 가족과 함께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17년간 건강하고 맛좋은 새우를 생산하기 위해 애써왔다. 현재 12천여평 부지에 보통 15~20톤가량의 새우를 생산하고 있다.

쌍둥이새우양식장 전경
쌍둥이새우양식장 전경

지금은 물 반 새우 반인 양식장이지만, 원래 이곳은 염전이었다. 할아버지께 유산으로 물려받은 염전을 손주인 김재곤 대표가 2004년도에 새우양식장으로 되살렸다. 폐염전을 복구하는데 걸린 시간만 5년이었다. “염전을 놀리느니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새우양식에 도전했다.

첫 시도는 실패였다. 지금은 그물만 던져도 싱싱한 새우를 건져 올리지만, 당시엔 기술은커녕 경험조차 없는 분야에 무턱대고 뛰어든 셈이었다. ‘다시한번, 끝까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부등호처럼 조금씩조금씩 성장해가는 거지.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실패했으니 잘했제.” 처음 실패를 바탕으로 조금씩 노하우와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 매년 15~20t 정도의 새우를 수확해내는데 이르렀다.

수산물 안전성검사 결과표
수산물 안전성검사 결과표

특히 쌍둥이양식장은 새우먹이와 산소관리에 신경을 쓴다. 항생제나 약품을 쓰지 않고, 유용미생물(EM) 배양액을 활용한 양식기법으로 키운다. 자연 그대로와 가장 가까운 환경 속에서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래서인지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을 머금고 자란 새우들은 유독 힘이 넘치고 빛깔이 좋다. 새우에 대한 자신감으로 매년 수산물 안전성조사도 먼저 의뢰한다.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민하고, 새우 양식에 대한 연구도 멈추지 않는다.

쌍둥이양식장의 새우는 7월 중순부터 추석 새고 한 달까지 맛볼 수 있다. 3개월 동안만 맛볼 수 있는 새우를 위해 1년을 준비한다. 2월에는 양식장 땅을 뒤집고 바닷물을 새로 넣어 물을 잡아 새우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3월에는 본격적으로 치어를 넣을 준비를 하고 4월에 방사한다. 100일 동안 길러서 판매를 시작한다.

식당 바로 옆에서 정직하게 키워낸 싱싱한 새우를 그날그날 잡아 올린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팔딱팔딱 뛰어대는 통에 저울이 흔들릴 정도로 싱싱하다. 영광에서도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해년마다 단골들은 꾸준히 찾는다. 새우철만 되면 아는 사람들은 꼭 찾는 숨은맛집인 셈이다.

앞으로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한 농수산물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향한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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