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헌 이당재/ 시인·수필·평론가

지금 서기 2850년 세계지도를 펼쳐본다. 중국의 동쪽, 일본의 북쪽에 있는 코리안 페닌슐라(반도)’가 보인다. ‘코리아란 나라가 있던 곳, 자국어로는 대한민국이 정식 국호였다지. 면적 22km2 정도 크기였는데 그나마도 남·북으로 허리가 잘린 아픔을 겪었다. 분단은 비극의 일부일뿐 이었다. 100년 전인 2750년 이 나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멀쩡하던 국가가 어떻게 증발했냐고? 인구가 ‘0’이 됐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 작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나라가 그렇게 사라졌다. 과학적이라던 한글도, 세계적 인기를 끈 한류도 다 과거의 산물이 되었다. 저출산의 늪이 그만큼 무섭다는 얘기다.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 상상은 여기까지. 불온할 수 있겠으나 근거가 없진 않다, 영국 옥스펴드대 인구문제연구소가 2006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10년이 지난 2016년에도 상황은 악화 일로였다. 통계청은 2015년 기준 1.24. 지난 10년간 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전년 대비 0.03명 증가 수준에 그쳤다. 이 초저출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750년이면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봤을 때 냉소가 나왔지만 출산 파업의 강도가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심화되고 있어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수년 전 저출산 문제가 가계부채보다 훨씬 더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토로했던 건 신선했다. 지금 이 주장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분에게 2850년 세계지도를 다시 권한다.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실 대한민국은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17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35만 명대로 추락하면서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5명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2027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전망이다. 저출산 쇼크는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우리의 미래에 미칠 영향은 끔찍하다. 우리에게 닥칠 암담한 미래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저출산의 위기에서 헤쳐나갈 희망의 빛을 영광군이 가져다 주었다. 영관군의 ’2019 출생통계에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전국 1위를 기록하며 전국적 조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광군이 기록한 합계출산율 2.54명으로 전국 평균(0.92)2.8, 꼴찌인 부산 중구(0.50)보다 5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지난 6년 연속(20132018) 1위를 했던 해남군(21.89)을 가볍게 제친 결과다.

이러한 영광군의 비결은 출산과 육아지원, 청년 지원에 사활을 건 정공법의 정책들이다. 2015년 분만 산부인과를 유치한데 이어 공립산후조리원을 만들고

소아과도 유치했다. 결혼·출산 장려금,신생아 양육비, 신혼(예비)부부 지원 등현금 지급은 기본이었다. 여기에 산모 이동을 돕는 교통카드를 만들어 주고 사설 유치원 4곳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등 전국 처음으로 맞벌이 부부 자녀들의 어린이집 부담금을 ‘0’으로 줄였다고 한다.

2017년부터 20억원씩 기금을 모아 청년들의 취업교육과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주거비 경감 대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그 결과 인구 54천명에 불과한 영광군에서 지난 31349(2017360, 2018411, 2019578)의 신생아의 출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광군은 원래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아 소멸 위험지역으로 꼽혔느나 출생율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위기감 속에서 김준성 군수와 함께 관계관들이 각종 대책을 짜낸 결과이기에 값지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김준성 군수는 향후 폭넓고 다양한 인구·결혼·출산·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적극 추진해서 젊은 층의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행복한 영광의 터전을 마련해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영광신문 8.28.일자 참조)

해남군이 근래 저조한 이유는 그동안 현금지원 위주의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데 영관군은 이를 반면 교사로 삼아 신생아 출생율 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에 더욱 다양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영광군의 꾸준한 발전과 영광(榮光)이 있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