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농 누리농장 최상곤·김해자 부부 ‘한국유기농업’ 대상

홍농 누리농장의 최상곤·김해자 부부가 제42회 한국유기농업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경기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한국유기농업협회 이해극 회장(왼쪽)과 최상곤·김해자부부.

 

정직하게 기른 유기농 농산물이 자라고 있어요

홍농읍 상하리 한 배추밭에 큼직한 배추가 꽃처럼 가득 피어있다. 서늘한 가을바람 맞고 자란 새파란 배추들은 줄줄이 늘어서서 수확날을 기다리고 있다. 보통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배추를 빈틈없이 빽빽하게 심는 다른 밭들과 달리 여기는 줄간격이 마치 고추밭처럼 널찍하다. 그리고 튼실하게 잘 자란 배추 주위로 잡초가 흙을 뒤덮고 있는 게 진풍경이다. 이 잡초들이 밭에 제초제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증거다.

홍농 누리농장의 최상곤·김해자 부부가 농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83년도. 올해로 37년째 농사일을 하고 있다. 지금에야 유기농업이며 친환경농업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당시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지 못하던 유기농업을 초창기때부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작했다. 벼부터 해서 작물도 하나하나 늘리고 밭 규모도 늘려가며 유기농업에 파고들었다. 지금은 배추, , 새싹보리, 호박, 마늘, 양파, 고추, 오이,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모두 유기농으로만 재배하고 있다.

상곤이처럼 농사지으면 미친놈이라 그랬어. 동네에서 미쳤다고 주위에서도 다 미쳤다고.”

40년에 가까운 부부의 농업 인생은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배추 농사는 하나도 수확하지 못한 채 전부 폐기 처분한 적도 있고, 팔 것은 물론 집에서 먹을 것도 안 나온 적도 있다. 밭이 전부 경매로 넘어가 무일푼까지도 갔는데 다시 농사로 일어섰다. 힘들었어도 농사를, 유기농을 놓지 않았다. 주위에서 그냥 편하게 약 치고 키우라는 말도 들었지만 농약은 쳐다도 보지 않고 도전과 실패를 겪어가며 땅을 일궜다. 이렇게 두 부부의 반평생을 바친 땅은 어찌나 기름지고 영양이 가득한지 그냥 막 심은 무 하나도 5kg에 육박할 정도로 아주 싱싱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김장 시기에 맞게 마침 잘 익은 배추는 절반을 딱 가르니 속이 아주 꽉 들어차 있다. 농약을 쓰지 않아 생으로 씹어 먹어도 아삭아삭 달달한 게 감칠맛이 돈다.

내 꼬라지가 지독해서 버텼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관뒀지.”

최상곤 대표는 유기농을 향한 지독한 고집으로 우리 지역에서 유기농업을 앞장서 이끌었다. 그동안 지역에 유기농 기술 개발·보급과 확산을 위해 노력하며 친환경 농업 기반 조성을 선도해 온 공로가 인정돼 지난 26일 한국유기농업인협회가 주최한 42회 한국유기농업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최 대표는 꾸준히 하다보니 나에게도 이런 결과가 왔는데 앞으로도 후배 농부를 양성하고 농업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라며 그냥 인증만 받은 유기농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 혼을 바쳐서 남한테 부끄럼 받지 않는 사람이 돼야지. 소비자가 인정해주는 농부가 진짜 농부니까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누리농장의 새싹보리밭
누리농장의 새싹보리밭

평생을 벼농사만 한 사람도 죽을 때까지 100번을 못 채우게 농사다. 농사경력 37년의 최 대표도 벼농사는 50번도 못 해본 초보(?) 농사꾼이다. 수백번 수천번을 반복하는 다른 일들과는 달리 농사는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라다.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부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부부는 오늘도 밭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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