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명산 100 완등한 김재민 씨
16시간 동안 산행, 설악산 가장 기억에 남아

불갑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우리나라 100개의 명산 완주에 성공한 김재민(42) 씨를 만나봤다. 사진은 정상석, 표지석에서 찍은 인증샷들.

100개의 정상에 서보니 산마다 매력 전부 다르더라

해발고도 1,950m 지리산 천왕봉에서 ​​​​​​​100대 명산 등반 마침표를 찍다.
해발고도 1,950m 지리산 천왕봉에서 100대 명산 등반 마침표를 찍다.

정상이 주는 묘미가 있어요, 낮다고 해서 굳이 쉬운 산도 아니고 산마다 매력이 전부 다르고 같은 산도 봄에 가냐 여름에 가냐 계절마다 달라서 산은 다 좋은 것 같아요.”

20171014일 불갑산을 시작으로 3년 동안 한라산·설악산·태백산 등 전국 100개의 산 정상을 찍은 김재민(42) 씨는 산이 주는 매력에 푹 빠졌다. 핸드폰 사진첩에는 등산하며 찍은 사진들로 가득하다.

그냥 운동 삼아 간 건데 빠지게 됐죠.”

김 씨가 산을 타게 된 데에는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운동을 꾸준히 해보려는 생각으로 산을 다니다가 우연찮게 블랙야크 100대 명산 도전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세상 살면서 언제 또 이런 걸 해볼까 하는 마음에 버킷리스트로 도전했다. 하나씩 오르다보니 욕심이 생겨 지난 523일 마지막으로 아껴둔 지리산 천왕봉에서 100좌의 마침표를 찍었다.

운해에 잠긴 설악산 공룡능선의 절경
운해에 잠긴 설악산 공룡능선의 절경

설악산은 나의 상상을 초월한 산이에요, 왜 설악산을 산중 제일 미인이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죠.”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산은 설악산이다. 새벽 330분에 등산을 시작해 저녁 7시가 넘어서까지 16시간 동안 산행을 했다. 산을 오르는 도중 운무에 휩싸이며 앞이 하나도 안 보일 지경이 되자 아 망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탁 트이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험난한 봉우리가 줄기차게 솟아오른 공룡능선의 화려한 풍경과 장엄하면서 신비롭게 걸린 운무까지. ‘내가 이런 체력이 되는 게 신기하다할 정도로 정말 힘들었지만 인생사진도 건지고 정말 보람 있고 잊을 수 없는 산행이었다.

산은 오를 때마다 후회도 되지만 정상에 오르면 힘들었던 게 단번에 사라진다. 정말 힘들지만 빨리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산에 가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산이 좋다. 주말과 연휴기간을 활용해 100좌 중 반은 혼자서, 반은 친구나 지인과 함께 오르며 하나씩 채워나갔다. 산꼭대기에 놓인 정상석과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고 등정기록도 꾸준히 남겼다.

한라산 백록담

100대 명산을 오르내리며 숱한 일을 겪었다. 강원도에서 혼자 산을 오르다 산속에서 멧돼지 무리를 만난 적도 있다. 열댓 마리의 멧돼지가 낙엽을 밟고 한 마리 한 마리 휙휙 스쳐가는 모습에 등골이 서늘했다. 하루에 산 2개를 이어서 타는 연계산행을 하다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며 산을 혼자 타면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등산 코스를 참고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하다가 본 블로그 운영자를 정상에서 실제로 만나 함께 사진도 찍었다.

블랙야크 100대명산 완주 기념품
블랙야크 100대명산 완주 기념품

70~80좌 정도 됐을 때는 달라진 게 있나 싶었는데 100좌를 넘어서니 이제는 불갑산은 동네 뒷산 같다. 700고지 아래는 거뜬하고 1,000고지 정도는 한 번씩 쉽게 갈 수 있는 정도로 체력이 쌓였다.

운동하고 싶을 때, 스트레스 받아서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 그냥 걷고 싶을 때 등등 산은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산. 100대 명산 완등은 끝났어도 그의 산행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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