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 갈록마을 그룹홈 운영 전성옥 씨 독후감 장원

2020 한책읽기 운동 독후감대회에서 장원에 선정된 불갑면 갈록마을 전성옥(50) 씨의 사연을 들어봤다. 사진은 갈록마을에서 그룹홈을 함께 운영하는 전성옥·김양근 부부의 모습.

과연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일까요?

아이들 키우는 일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라야 해요. 소설 속에 나오는 NC센터와 같은 기관보다는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해요.”

이희영 작가의 소설 페인트에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기 원치 않을 경우 정부에서 그 아이를 키우는 NC센터가 존재한다. 소규모 아동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전성옥 씨는 NC센터와 비슷한 일을 하는 입장에서 책에 대한 감상을 써내렸다.

2020 한책읽기 운동 독후감 대회 장원의 주인공 전성옥 씨는 불갑면 갈록마을 불갑저수지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사회복지시설 그룹홈을 운영하며 8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꾸준히 한책읽기 운동 독후감대회에 참여해온 그는 올해도 당연히 책을 폈다. 페인트란 책은 공감이 많이 되면서도 마음 한쪽을 불편하게 한다. 소설 속 NC센터와 하는 일이 비슷하다보니 소설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하면서도 NC센터와 같은 시스템이 현실에는 생겨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어른이기 때문에, 엄마니까 견뎌주고 받아주는 게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일 것 같아요.”

이곳 아이들에게 전 씨는 엄마다. 상처를 받아 가시를 잔뜩 세운 아이들에게 맨몸으로 부딪치며 다가간다. 아픈 경험을 가진 아이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행동하고 견뎌내야 한다. ‘가짜엄마라고, ‘진짜엄마가 아니라고 불려도 그래도 엄마니까 아이들을 보듬었다.

진짜 가족이 되는 법 함께 배워가자. 네가 원한다면 엄마아빠가 되어줄게.“

전 씨는 남편 김양근 씨와 함께 그룹홈을 운영한다. 보육시설에서 자란 남편이 키워주셨던 분들께 받은 은혜를 베풀고자 어려운 환경 속 아이들에게 든든한 부모가 되고 싶다고 하자 모든 걸 내려놓고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같은 처지였기에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과 상처를 이해하는 남편과 함께 진짜든 가짜든 엄마아빠로 살기로 했다. 소설 속 한 아이의 대사처럼 사랑은 만들어가는 거에요. 배워가는 거죠라고 말하는 전 씨는 아이가 엄마아빠라고 불러준다면 기꺼이 그렇게 살겠다고 맹세한다.

전 씨의 주 관심사는 교육이다. 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책을 읽고 글과 시를 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엄마 따라서 시도 쓰고 일기도 쓴다. 한쪽에 놓인 페인트 책 사이에 한 아이가 또박또박 예쁜 글씨로 엄마아빠 저희 마음을 뿅 하트를 받아주세요라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쓴 편지가 끼워져있다.

창밖으로 불갑저수지 너머 떠오르는 새벽 여명의 멋진 풍경을 아이들과 함께 바라보며 저기봐 햇님이 떴네!”하며 엄마가 호들갑을 떨면 아이들은 엄마가 왜 저러지하며 쳐다보지만, 이런 소소한 것들을 함께 나누는 것이 가족이고 행복인가 싶다.

같은 책을 읽고 나누면 생각을 공유할 수 있고 한마음으로 모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씨는 한책읽기 운동을 계기로 군민들이 같은 책을 읽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군민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한책읽기 운동이 좀 더 알려지고 발전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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