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정형택 시인

에헴, , 에이치

객관성을 갖는 소리는 아니지만 기침소리다.

남의 집 방문을 하거나 한적한 곳에서의 인기척을 알리는 신호이다. 우리는 흔히 헛기침이라는 말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 기침이라는 단어에 접두사 이 더해져서 이루어진 말이 아닐까? 이런 말은 비단 헛기침만이 아니고 헛소리,헛웃음, 헛짓거리,헛발질, 등 많이 쓰는 말이다.

수년전 필자의 초등학생시절로 기억이 난다. 동네 할아버지댁에 아침 심부름을 갔다가 혼이 난적이 있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당에서 인기척을 하지않고 불쑥 방문을 열고 왔다는 말씀이셨다.

말하자면 헛기침 한번없이 들어왔다는 말이다. 나는 당시 헛기침이란 어휘가 쉽게 와닿지 안했지만 그후로는 그 헛기침을 생활의 방편으로 잘 사용했었다. 요즈음에는 우스갯소리로 들리지만 이 헛기침은 사용폭이 넓어져 당시엔 여러 곳에서 쓰여졌다. 그 중에서도 이어야 할 때가 있었다.

그것은 화장실 오갈때의 노크로 사용된 때가 그것이다.

화장실이 지금처럼 문이 있어 똑,똑 두드리면 되지만 당시엔 그런 화장실이 아니고 문은커녕 가리개도 없는 곳이 허다한 시절이었다. 그때 볼일을 보러 갈때에는 정말 헛기침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어떤 형태의 소리로라도 상대측에 인기척을 알려 나도 볼일보러 가니 들어가도 괜찮것냐의 신호인 것이다.

그럴때마다 상대방에서도 그 신호를 보내와야 서로간의 실례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소통이 없어 벌어졌던 촌극이라 할까. 에피소드는 70,80세의 노인들께서는 한번쯤의 경험이 생생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어쩐가?

헛기침으로 소통해야 할 화장실은 찾아볼 수가 없어 이런 얘기 자체가 우스개 소리로 남지 않을까. 그런 것들은 다 없어졌지만 헛기침이란 어휘는 그 쓰임이 다르지만 아직도 건재하지 않는가.

무료할 때나 또는 남앞에서 얘기할 때 막힘이 생기거나 산책길 등에서 앞서가는 쪽에 인기척을 보낼 때 등에서 쓰여지고 있다. 기성세대에서는 이런 잔재가 자연스레 통하고 있다지만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기침소리는 우리를 스스로 놀라게 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이 질색을 하는 모습의 행위가 되고 말았다.

기침은 독감의 신호였으며 급기야 지금은 코로나의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두려움의 행동이 되어 헛기침까지도 눈치의 대상이 되어버린 이름하여 < 코로나19> 시대가 아닌가.

식당이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나도 모르게 헛기침이라도 한번 나오면 시선집중이 되고만다. 음식을 먹다가도 재채기나 헛기침이라도 한번 터져 나오면 더더욱 질색인 시절이니 만큼 기침이 나오지 않도록 경각심을 늦추면 안되겄다.

지금 동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코로나의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도 이제 세계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학창시절 세계사를 배울 때, 그냥 들어 넘겼던 페스트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 등과 같이 코로나는 역사의 한 사건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지만 더 긴 시간 머물지 않도록 모두가 방역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기침이 나오려하면 얼른 자리를 비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자세도 익히고 어쩌지 못하는 경우에는 옷 소매에라도 대고 최소한의 침방울이 튀겨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일이 방역에 동참하는 것이 아닐까.

헛기침, 그 뉘앙스를 추억하면서 지금의 절박한 시대에 함께하는 자세를 익혀서 하루속히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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