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

신도시 개발과 관련하여 LH직원의 땅 투기가 연일 이슈화가 되고 투기가 가능한 것이 경자유전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 말한다.

그렇다면 경자유전의 원칙과 유례를 되짚어 보자. 1948년 정부수립 후 농지개혁법이 제정시행 되면서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되며 분배의 방법, 소유의한도,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하였고 헌법 121조는 경자유전의 원칙에 따라 농지의 소유자격을 원칙적으로 농업인과 농업법인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농지법에 따라 농지는 농업경영에 이용 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이를 소유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9611일 개정된 농지법에 따라 도시 거주인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단 농업인의 범위가 303평 이상의 농지 경작자로 국한되어 최소한 303평 이상을 구입해야 했다. 또한 2003년부터는 주말농장제도가 도입 되면서 도시인등 비 농업인이 농지를 주말 체험영농 등의 목적으로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세대 당 약 300평 미만의 범위에서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밖에도 상속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경우, 담보농지를 취득하는 경우, 학교나 공공단체, 농업연구기관, 농업생산자 단체 등이 시험지, 연구지, 실습지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취득한 경우, 농업진흥지역 밖의 평균 경사률이 15% 이상인 농지를 소유하는 경우 등에도 농지를 소유 할 수 있게 하였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시행한다면 경자유전의 원칙에 크게 반하지 않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또한 경자유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농사짓는 분들 즉 농업인을 위해서 일까?

나는 여기에는 LH직원들의 땅 투기에 대해서는 논하고 싶지 않다. 그러한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문제가 되면 LH만 문제가 되겠는가? 땅 투기로 이익을 추구 할 수 있는 단체나 조직은 수없이 많고 지금까지 그러한 일들이 자행되어 왔다. 또한 상당수의 재산가들은 그런 과정을 거쳐 왔을 것이다.

그런데 왜 제도적으로 방지책을 세우지 않고 왔을까? 본인들도 자유롭지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본론적인 경자유전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유에 대해서 농업인의 입장에서 대변해 보고 싶다.

조선시대에도 농업은 요즘말로 표현하자면 3D 업종이었다. 건국이후 농업인구가 52%를 점유하던 시절에도 농업인은 일부 대농 이외에는 어렵고 힘들었다. 조선시대에도 , 건국 후에도 식량은 늘 부족했고 지금도 보리를 제외하고는 수입이 되지 않을 경우 부족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이 25%미만 것을 보면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농사를 지어 봐야타산이 맞지 않으니 농촌을 떠나게 되고, 땅 투기용이 아닌 농사용으로 보전해봐야 이익이 없으니 매매를 하는 것이다. 개발지역 농업인들도 개발정보를 알았거나 농사가 계속해서 타산이 맞았다면 누가 땅을 팔 사람이 있겠는가?

과거에는 절대적인 식량부족 상태 이면서 수입이 없던 시절이라 풍년만 되면 너도 나도 같이 수익이 올라가니 인사가 풍년농사 이루시라고 격려했다.

이제 상업농 시대에서는 풍년이 소득하고 직결되던 그런 호 시절은 없어졌다. 국가입장에서는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생산되기를 바라겠지만 농가의 입장에서 소득만을 생각한다면 전체적인 생산량이 적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농가들 양심이 불량해서 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애써지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기 위해서일 뿐,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다. 공산품의 수출을 위해 농산물 수입을 개방 하면서 농산물 생산에 투자된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또한, 국민먹거리, 장바구니 물가를 조절한다는 이유로 조금만 가격이 오르면 수입을 한다. 그렇다면 과잉생산에 대한 대책도 함께 수립하여 적정가격 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제도 도입은 인색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 다보니 농촌 공동화 현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에서는 2050년에 이르면 전 세계 인구가 100억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식량이 지금의 50%가 더 생산되지 않으면 극심한 식량난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경자유전너무나 지당한 말씀이나 농업인의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경자유전은 농업인에게는 너무 가옥 한 처사이다. 시집가겠다고 나하고 결혼하자고 해놓고 막상 결혼하자고 하니 지금은 못한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정부는 더 이상 농업인을 옛날의 순박한 농민으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농부아사 침궐종자(農夫餓死 枕厥種子)라는 고사가 있다. 농부는 씨앗을 소중히 여겨, 아무리 배가 고파 죽을지언정 앞으로 지을 농사를 위해 종자는 남겨둔다는 뜻이다. 세상은 점점 각박하게 가면서 농업인은 옛날의 순수한 농민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왜 농민은 옛날도 지금도 희생하면서만 살아야 하는가? 위정자들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옛날부터 농민은 순박하고 희생하면서 살아 왔으니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뉘우치지 않을 때 언젠가는 식량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게 되고 국민건강에 큰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우리는 깊이 인식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과거에는 성공의 척도 중 IQ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EQ.즉 정서감정조절능력이 중요 하다고 하다가, 이제는 NQ. 즉 네트워크지수를 이야기한다. 이처럼 서로 상호 연관된 공동체 의식이 앞서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언의 충고인 코로나 사태나 지구온난화에 기인한 기후변화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그것을 간과하고 나와 우리는 제외되기를 바란다. 결국 혼자만이 아닌, 어느 집단만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감싸 안는 함께하는 사회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끝으로, 농업이 타산이 없어 이농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를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존재한다는 각박한 시대가 오면 국민 건강은 어떻게 될까? 이제부터라도 도시는 농촌을 농촌은 국민의 안정된 먹거리 생산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존의 틀 속에서 서로를 위하는 성숙된 사회분위기 조성으로 세계 속에서도 앞서가는 대한민국, 농사 짖는 직업도 살만 난다는 농업인들의 인식이 정착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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